런던 은행간 금리인 리보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신용경색 해소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은행간 최고 금리와 최저 금리의 격차는 오히려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시장의 '돈맥 경화'가 치유됐다는 판단이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3개월물 달러화 리보금리는 26일(현지시간) 0.66%까지 하락했다. 전세계 360조 달러 규모의 금융상품 조달 금리를 결정하는 리보금리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 4.82%까지 치솟았다.
리보금리의 가파른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간 자금거래에 적용하는 최고 금리와 최저 금리의 격차는 오히려 급상승하고 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최고-최저 금리 차이는 5월 평균 7.6bp를 기록했다. 최근 스프레드는 9bp까지 치솟았다. 이는 4월 평균치인 4.9bp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전 6개월 평균치 1.5bp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뱅크오브도쿄미쓰비시 UFJ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우치다 가즈토는 "신용 경색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며 "은행들은 신용을 제공하는 데 대해 여전히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만앤코의 외환전략가인 브라운 브러더스는 "금융시스템이 우량한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 사이에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간 최고, 최저 금리 차이를 통해 실제로 여신을 집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은행이 가려진다고 업계 전문가는 말했다.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JP모건이 제시한 금리가 0.59%로 가장 낮았고,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금리가 0.94%로 가장 높았다. 리보-OSI 스프레드 역시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동성을 움켜쥐고 있으려고 하는 은행이 상당수라는 지적이다.
일부 시장 관계자는 리보금리 하락이 여신보다 수신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가계 저축이 최근 6개월 사이 4000억 달러 가량 급증하면서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FTN파이낸셜의 짐 보겔은 "리보금리 하락이 반드시 은행권 신용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고객 수신이 여신을 넘어선 데 따라 은행권 유동성이 향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시장의 지표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60개 이상의 금융회사가 시장에서 퇴출됐다. 은행 여신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글로벌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치가 맞아떨어질 경우 부실 여신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1.3%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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