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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심사위원상 수상, '박쥐'는 어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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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재완 기자]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제 62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감독 본인으로서는 2004년 '올드보이'의 심사위원대상에 이은 두번째 수상이다.

'박쥐'는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친구를 살해하는 가톨릭 사제의 갈들을 그린 뱀파이어 치정 멜로다. 국내에서는 화제성과 작품성에 비해 대중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박쥐'는 박 감독 특유의 친절하지 않은 스토리텔링과 함축ㆍ은유를 사용한 영화 화법,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 난해한 철학적 주제, 장르적 기대감에 대한 배반 등이 뒤섞여있다.

특히 통상적인 상업영화의 관습을 깬 주연배우 송강호의 유례 없는 노출까지 등장하는 파격적인 작품이다.

'박쥐'에 대해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박찬욱의 걸작, 아찔하다"라는 제목의 리뷰로 경의를 표했고, 영화전문지 '씨네21'의 문석 기자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고민이 한층 깊어졌음을 알려주는 영화"라고 평했다.

또 황진미 영화평론가는 "박찬욱 월드의 요모조모를 뜯어보는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흥미를 한다발 안겨주는 영화이나, 장르적으로도 잘 빠진 재미난 영화를 기대해온 더 많은 관객들에겐 실망을 한아름 안길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지난 15일 칸에서 열린 외신기자 시사회에서 미국의 유력 시사 주간지 '타임'은 '박쥐'의 수상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타임'은 '박쥐'에 대해 "박 감독의 작품 중 가장 풍부하며, 가장 파격적이며, 가장 성숙한 작품이며 칸에 모인 평론가들이 자리를 뜰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즐거움을 선사했다"고 평했다.

또 송강호에 대해서는 "한국의 르네상스를 이끈 대표작들에 출연한 송강호는 자신을 혼란에 빠뜨린 충동에 맞서 내면의 싸움을 벌이는 금욕적인 사제의 캐릭터에 제격"이라고 소개했고 김옥빈은 "22살의 사랑스러운 여배우 김옥빈이야말로 이 영화의 놀라운 발견이며 그녀는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영화 속 인물이 돼버린 것 같다"고 평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중간 정도의 평가를 받았다. 칸 영화제 공식 데일리중 여러 평론가들로부터 별점을 받아 평점을 매기는 영국의 스크린 인터내셔널과 프랑스의 필름 프랑셰는 각각 '박쥐'에 2.4점과 1.7점을 매겼다. 두 매체 모두 4점이 만점이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박쥐'에게 심사위원상을 선사했다. 이로써 박찬욱 감독은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감독상, 2004년 '올드보이'의 심사위원 대상, 2007년 '밀양'의 전도연 여우주연상에 이어 네번재 경쟁부문 수상작을 한국에 안겼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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