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공포에 질린 사람들 - '미스트'

세상에는 두가지 공포가 있다. 보이는 공포와 보이지 않는 공포. 얼마전 북한의미사일 발사소식을 듣고 일본은 제발이 저린 나머지 미사일발사 오보를 내기도 했다. 아마도 공포에질리면헛게 보이기 마련인가보다. 어느쪽의 공포가 더 클까? 굳이 답변하라면 대다수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공포가 더 클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요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며칠째 전세계가 뒤숭숭했다. 도무지 뭐하는지 알수 없는 나라의 일은 전세계를 보이지 않는 공포로 몰아붙였다.산업부에서 일하다 보니 북측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개성공단에 영향이 있는지 일일이 다시 물어보고 현지 동향을 살핀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 있는 직원에게 전화해보면 상당히 늘어지는 목소리다. "여긴 뭐 괜찮은데요".

'보이지 않는 공포'를 극한까지 보여준 영화 '미스트'(2008).

'보이지 않는 공포'를 극한까지 보여준 영화 '미스트'(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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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얼마전 개성공단에서 철수를 검토중인 업체가 있다는 보도도 나왔으니 직접 가서 상황을 살피기 전에는 모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 사는 사람이 한국이라는 분단국가를 보는 것과 우리가 개성공단을 보는 것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몇년전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실시해보니, 답변 중에 "아직까지 한국에선 전쟁고아가 슈샤인보이(shoe shineboy, 구두닦이 소년)를 하며 헐벗은채 거리를 헤매고 있을 것같다"라고해 실소를 머금은 적이 있다. 조그만 움직임이 감지되면 무슨 큰일이 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것에는 궁금증이 더하는 법이니까.


'미스트'의 한장면.

'미스트'의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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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속에서도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는 류가 있고 '보이지 않는 공포'를 묘사한 영화가 있다. 이런 심리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록 더 무서운 영화가 탄생한다.


스티븐 킹의 원작을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영화화한 '미스트'(2008)는 이런 공포의 끝을 보여주는 영화다. 어느날 호숫가에 자리잡은 롱레이크 마을에 '오즈의 나라'로 갈만큼 엄청난 폭풍우가 몰아닥치고, 주인공 데이비드의 말을 빌자면 "폭풍우가 남긴 찌꺼기"같은 안개가 끼기 시작한다.


한치앞도 볼수 없는 안개 속에서 부서진 집을 수리하기 위한 물품을 사려고 쇼핑을 가는 주인공 가족은 동네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다 갑자기 동네 노인이 피를 흘리면서 "안개 속에 뭔가 있다"며 쓰러지는 광경을 목격하고 패닉에 빠진다.


마트 안에 고립된 주민들은 믿을 구석 하나 없이 혼란과 공포에 휩싸이는 것이다. 사실 영화속에서 문어다리처럼 생긴 안갯속 괴물의 공격을 받는 건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다. 무서운 건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보여주는 광기다.


문어다리괴물의 공격을 받는 사람들.

문어다리괴물의 공격을 받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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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을 인용하며 종말론을 주장하는 카모디 부인까지 등장하면서 마트안은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공포에 빠진 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최후에 그들이 괴물의 그르렁대는 소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 그들을 구원하러 온 군부대의 탱크 캐터필러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결론 - 어린시절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귀신을 무서워하던 본인은 귀신이 나오기전 언제나 질끈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서 귀신은 실제보다 더 무서운 모습으로 나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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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는 "무서울 수록 눈을 더 크게 뜨고 5초만 뚫어지게 쳐다보라"고 다그치셨다. 용기를 낸 나는 눈을 크게 뜨고 화면속 처녀귀신을 쳐다봤는데, 곧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날아다니는 귀신의 등쪽에 날아다니는 특수효과를 위한 굵은 실이 매달려 있었기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공포로 두려운가? 그럴 수록 더 크게 눈을 뜰지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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