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취임 이후 2번째로 국제무대에 선다. 아소 총리는 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지역(G20) 정상회의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속셈으로, 만반의 준비도 갖췄다. 하지만 그의 계획이 과연 성공할까.

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아소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입장을 같이해 △신흥국에 적어도 220억달러 공여를 약속할 계획이며, △향후 3년간 아시아 국가들의 해외개발에 5000억엔을 지원, 이외에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 강화에 대한 압력, △G20 국가들의 자유무역주의 보호 등을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자금공세로 각국 참가자들의 기선을 제압해 이번 G20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날 아소 총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비하면 금융위기의 충격을 덜 받았다"며 "G20의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능동적 조치들에 대한 논의에서 일본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와 입장을 달리하고 있는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이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추가 경기부양책 노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심지어 "잘못된 타협에 근거한 정상 선언을 만들어내는 회의에 참석할 생각이 없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메르켈 총리 역시 "추가 경기부양책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유럽연합(EU)도 이미 시행한 2000억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 효과를 지켜본 후 추가 경기부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아소 총리가 미국편을 든 것은 미국·유럽간 분열양상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 경제 여건상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도 일본의 입장 표명이 국제무대에서 설득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에 비해 거의 50%나 감소했고 같은기간 산업생산은 9.4%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장기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또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감원바람으로 2월 실업률은 4.4%로 1974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아소 총리는 이 같은 전후 최악의 불황에 맞서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이처럼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일본이 과연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FT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