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먹구구식 투자로 지난해 외환보유고 수백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해 금융위기 상황에서 해외시장 투자 실패로 인해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고스란히 날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 2조달러 가까운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지난 2007년 초 대규모의 주식투자를 시작한 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금융위기로 미국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붕괴하는 동안 보유전략을 고수하다 이같은 황당한 투자실패를 겪었다고 전했다.
당시 SAFE는 전체 외환보유고 1조80000억달러 가운데 무려 15%를 주식과 회사채 등 위험 자산에 넣어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AFE의 투자내역은 중국내 지도부외에는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대외적으로 세부 포트폴리오 내역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었다.
CFR의 브래드 세처 이코노미스트는 SAFE는 보수적으로 집계할 경우 현재 약 1600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약 50%에 해당하는 80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국 국적의 자금이 보유한 미국 주식시장 지분의 총 가치는 약 100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1년전과 비교했을 때 3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또 지난 2006년 중반에는 40억달러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 국적의 투자주체들은 대부분 해외투자가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이같은 대규모의 투자증가는 SAFE의 투자가 대부분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세처 이코노미스트는 "SAFE는 미국내 외국계 자금 중 가장 큰 손이었고 주식 포트폴리오에 대부분의 자금을 미국 증시에 쏟아넣었다"며 "지난 2007년부터 이같은 투자를 해왔고 서브프라임 위기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물타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같은 주식투자 실패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이 보유한 대규모의 미국내 자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국 정부에 자신들이 사들인 물량이 우량자산임을 보증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SAFE는 홍콩내 금융사 창구를 통해서 미국 등 해외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데 현재 SAFE 물량의 대부분은 미국 국채투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주식투자 손실은 미국 장기국채 물량에서 나온 이익으로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엄청난 수업료를 지급하고 난 뒤 SAFE는 현재 국채만을 사들이면서 대단히 조심스럽고 위험회피적인 투자전략으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