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이미 완연하다. 겨우내 앙상했던 가지들에 연초록의 물이 오르고, 양지바른 곳에는 개나리와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계절은 이처럼 바뀌고 있지만 우리 경제현실은 여전히 차가운 한겨울이다. 미증유의 경제위기가 아직 한창 진행 중으로 서민들의 생활상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그러나 차가운 겨울을 참고 지내다보면 언젠가 봄이 찾아오듯이 우리 경제현실도 마찬가지이리라.

겨울은 봄으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이다. 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는지 여부에 따라 다가올 봄의 모습을 우리는 상상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슬기롭게 겨울을 나는 삶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자.

포도는 전 세계 과일 수확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만인의 사랑을 받는 과일이다. 겨울을 나는 포도나무의 모습은 앙상하게 마른 가지만 남아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포도농장 주인은 겉으로 보이는 포도나무의 피폐함에 결코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듬해 더 많은 소출을 위해 충분한 비료를 줘 지력을 강화시키고, 나무마다 가지치기를 하여 새 가지가 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남극에 서식하고 있는 펭귄 중 가장 몸집이 큰 황제펭귄의 삶도 좋은 예이다. 황제펭귄은 유독 추운 겨울에 알을 낳는다. 남극의 겨울은 섭씨 영하 40도에 시속 140km 이상의 강풍이 부는 최악의 상황이다. 황제펭귄은 이 강추위에 맞서 알이 얼지 않도록 무리를 이루어 보호하여 60여일을 견디면서 새끼를 부화시킨다.

이들은 차가운 겨울의 악조건을 오히려 종족번식의 기회로 승화시켰다. 만약 새끼들이 따스한 여름에 태어났더라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겨울에 태어났기에 봄부터 부지런히 먹고 성장하여 다음 겨울을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벌수 있게 된 것이다.

인류역사는 무수한 역경과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진화하고 발전해 왔다.

우리의 경우만 보더라도 전쟁의 폐허가운데서 한강의 기적을 창조해 내었으며, IMF 경제위기 또한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 동안에 벗어나는 저력을 보여 왔다.

지금의 경제 빙하기 역시 우리 모두 자신감을 가지고 상호 협력해 나간다면,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물론 그 시기가 가급적 빨라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동짓날이 추워야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해 해충이 동사하게 되어 농작물이 병충해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이 춥다고 웅크리고만 있을 것인지, 한단계 더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활용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우리 모두 지금의 경제 한파기를 기초체력을 더욱 튼실하게 다지는 기회로 삼아 다가오는 봄에는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변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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