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소비 자본주의의 상징인 바비(Barbie)가 미국과 유럽에서 짐을 싸서 중국으로 이동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바비 인형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이 런던과 파리에서 전용 매장을 철수하는 대신 중국 상하이에 6층짜리 매장을 만든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마텔사가 미국에서의 지난 4.4분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하는 실적부진을 겪은 이후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마텔사의 4분기 순익은 46%나 급감하면서 반토막 났다.
이 업체는 상하이에 6층 매장을 낸 것을 시작으로 중국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마텔의 리차드 딕슨 상하이 지사장은 “우리는 중국에 마텔의 미래를 걸었다”며 “중국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의 숀 레인 이사도 “바비를 선호하는 미국인은 줄고 있는데 반해 중국인을 늘고 있기 때문에 중국 투자를 늘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텔의 경우 지난해 59억 달러의 매출 가운데 미국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51%를 올렸다. 나머지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각 26%, 4%가 나왔다. 하지만 미래에도 이 비율이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지난해 중국 유통 성장률이 매달 19%를 웃돌았던데 반해 미국 소매업계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 크리스마스 등 연휴가 많은 12월에는 유통업계 매출이 전년 동기 보다 10.5%나 떨어졌다.
그러나 바비의 중국 진출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 마텔이 중국에 수출한 완구에서 납 성분 페인트가 발견된 사건은 중국인들의 뇌리 속에 아직 남아있다.
또 '헬로 키티' 등의 경쟁사를 물리치는 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조사 기관 엑세스 아시아의 창립자 폴 프렌치는 "이곳 어린이들은 일본과 한국 캐릭터 상품에 푹 빠져 있다"며 "바비가 틈을 파고 드는 내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