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엔 14년 만에 신규파업 '0'.. 노사 간 상생협력 기류 싹 트나
"경제상황이 어려우니까, 우선 회사의 생존부터 먼저 생각하는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 같습니다."
이달 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노사간 대토론회를 여는 SK에너지 관계자는 "경영실적이 안 좋다보니 노조에서도 대화를 통한 임금협상에 더 무게의 중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지난해 4분기 5년 만에 적자(세전)를 기록하면서 경영실적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막무가내식' 투쟁보다는 노사간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토론회를 선택했다.
이처럼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되자 노사 분쟁도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을 위협하는 경제위기에 노조가 파업 등 분쟁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노동부 등에 따르면, 올 2월 발생한 신규 파업 건수는 6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건(14.3%) 줄어들었다.
게다가 이중 4건이 이미 종결돼 3월1일 현재 진행 중인 파업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3건을 포함해 모두 5건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 1월1일 이후 지난달 25일까지의 근로손실일수도 1만5096일로 전년동기(11만669건) 대비 86.4%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1월엔 신규 파업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작년 11월 이후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면서 고용안정이 최우선이란 분위기가 일어 노사가 서로 조심하는 추세인 것 같다"며 "임금단체협상이 본격화하는 5~6월까진 노사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강성으로 이름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분규나 파업보다는 대화를 통합 타협을 우선시하는 기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8월에 임단협이 있기 전까지는 최대한 분규를 자제하려는 분이기가 팽배해있다"며 "지난해 쇠고기 파동에 파업에 동참하는 등 투쟁을 일삼던 노조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노사민정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서 합의한 '임금 동결ㆍ반납 또는 절감'을 놓고는 노사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등 실제 노사간 교섭 과정에선 일정 부분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노사민정 합의에 불참한 민주노총 산하의 금속노조는 물론,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 등도 이미 별도의 임금 인상안을 마련해 사측과의 교섭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또한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정규직보호법과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개정 문제, 그리고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문제 등 임단협 사안보다 훨씬 첨예한 쟁점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관계 전문가는 "경기침체로 인해 노동계가 과거처럼 전국단위의 대규모 파업을 벌이긴 어렵겠지만, 일부 전략 대상사업장이나 구조조정 관련 사업장에선 '기획파업'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전체적인 분쟁 건수는 줄어들더라도 양상은 훨씬 더 과격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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