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사장인 최모씨는 최근 대출을 받으러 A은행에 찾아갔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A은행은 신용보증기금에 특별출연 수천억원을 해놓은 상태여서 최씨의 보증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최사장은 이미 보증한도인 30억원을 보증받은 상태여서 S은행의 요청에도 불구 보증지원을 받지 못했고, 대출 역시 받을 수 없는 곤경에 처했다.
고사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과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이 출연한 보증재원을 바탕삼아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막상 보증기금이 설정해 놓은 보증한도금액으로 이 출연금이 절반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보증재원을 해주고 있다.
전날 부산은행은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100억원을 기술보증기금에 특별출연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보는 이를 바탕으로 출연금액의 12배인 1200억원을 추가로 보증 지원하게 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1000억원을 신용보증기금에 특별출연했다. 이에따라 신보 역시 이를 바탕으로 12배인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보증 지원 여력이 생긴다.
지난달에는 지식경제부와 금융위원회가 상생보증 프로그램 협약식을 하고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하이닉스반도체 협력업체에 최대 7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대기업 측에서 포스코가 100억원, 현대차와 하이닉스가 각각 80억원과 30억원씩 210억원, 은행 측에서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70억원씩 210억원 등 모두 420억원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에 특별 출연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이같은 특별출연금에 대해 보증한도 내에서 100% 보증하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보증한도다. 보증한도 때문에 이 특별출연금의 50%도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업들의 보증한도가 한 기업당 30억원씩 설정돼 있어 특별출연을 한 은행이 이 기업에 대한 보증지원을 요청해도 보증지원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기업이 10억원의 보증을 받았다면 20억원의 추가보증밖에 되지 않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특별출연을 해도 이 보증한도 때문에 중소기업들에게 대출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위기상황이고 출연 역시 '특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증한도도 '특별'한 상황에 맞춰 늘어나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입장도 난처하다.
보증한도를 늘리고 싶어도 정부당국의 손실률 감사를 대비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도를 늘리면 그만큼 부도시 손실률이 늘어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안택수 신보 이사장도 최근 올해 손실률이 10.7%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특히 이 손실률 감사가 1년에 한 번씩 이뤄진다는 점이 보증기관들을 옥죄고 있다. 전문가들은 30년만에 온 비상 경제 위기 상황인만큼 이에 대한 감사기간도 1년이 아닌 그 이상으로 해 '융통성의 미'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손실률이 올라갈 것은 이미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감사원 등에서도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다 잘못된 부분은 중과실이 아니면 면책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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