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본사 예산절감 압박···타문화 사회 배타적 시선으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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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A기업 한국지사의 박 모씨(31세)는 최근 본사로 부터 날아온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세계적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예산 절감을 위해 힘써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박 씨의 회사에서는 종이컵과 커피가 사라졌다. 매달 한 번씩은 거하게 열렸던 회식은 당분간 중단됐다. 회사 게시판에는 예산절감 아이디어를 찾는다는 공지가 붙었다.
수입차 영업직 직원 김 모씨(33세)도 요즘 하루하루 뉴스 체크하기가 불안하다. 얼어붙은 내수 시장으로 인해 김 씨는 지난 한 달동안 고작 세 대의 차량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김 씨가 근무하는 영업소에는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한 동료들도 많다. 차가 팔리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 줄일 수 있는만큼 예산을 줄여온 김 씨의 회사는 그러나 본사에 지원요청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본사조차 이미 지난해 수천명의 인력을 감축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어려워진 본사 사정으로 인해 본사로부터 예산절감의 압박에 시달릴 뿐아니라 외국계 기업에 배타적인 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다.
김 씨의 경우처럼 본사가 외국에 있는 기업의 특성상 이들 기업은 필연적으로 본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예산 결정권 등 굵직굵직한 사안이 모두 본사를 거쳐야 승인이 나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기업에서 예산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매년 지난해 실적과 비용을 놓고 올해 예산을 짜는데 경기침체로 지난해 실적이 예년보다 부진한데다 예산감축 이야기가 나올 것이 뻔해 예산회의가 다가오는게 두려울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기침체는 이들에게 또 다른 시련을 안겼다.
어려울 수록 더욱 강해지는 특유의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타 문화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가 바로 그것.
이러한 태도는 외국계 기업의 한국 내 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커다란 요소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한국에서 외국기업은 '한국에서 돈을 벌어 나가기만 한다'는 부정적 인식때문에 자리잡기 상당히 힘든 구조"라며 "이러한 성향은 특히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심해진다"고 토로했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더욱 심해진 반미정서도 외국계 기업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도 글로벌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소문이 나면 똑같은 불이익을 받게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에게도 공평한 기회 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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