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으로 연일 우울한 실적을 내놓고 있는 미국 소매업계에도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인다.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5일(현지시간) 미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여전히 암울하지만 예상보다는 낫다며 희망 섞인 전망을 제기했다.
이날 미 소매업체들이 내놓은 1월 판매 실적을 보면 대다수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백화점 메이시스의 1월 동일 점포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하락했다. 백화점 체인 JC페니의 경우 16.4% 떨어졌다.
의류업계의 상황은 더 심각해 갭과 애버크롬비앤피치는 각각 23%, 20%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실업률 급증과 소비 위축이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신규 실업수당 청구인 수는 62만6000명에 달했다. 이는 26년만의 최고치다.
그러나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평가가 뒤따르면서 이날 메이시, 갭, 애버크롬비앤피치의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국제쇼핑센터위원회(ICSC)와 골드만삭스가 공동 집계한 1월 동일 점포 평균 매출이 1.6% 감소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시장에서 예상한 2~3%보다는 적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유통의 꽃'인 대형 할인마트는 더 선방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1월 판매량은 2.1% 상승했다. 이는 톰슨로이터가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상치인 1.1%보다 높은 수치다. 월마트 산하 회원제 창고 매장인 샘스클럽의 매출은 2.4% 늘었다. 월마트는 올해 2~4월 판매(유류 제외)가 1~3% 늘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트코의 1월 판매량은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마이너스 2.8%보다 양호한 2% 하락에 그쳤다. 대형 할인 소매업체 타킷의 1월 판매는 3.3% 줄었다.
이는 고가 제품을 취급하는 삭스, 고급 백화점 니만 마커스의 매출이 각각 2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소비자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백화점보다 할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중저가 매장이 반사 이익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할인몰이 불황에 위력을 발휘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달 29일 발표돤 세계 최대 인터넷 유통업체 아마존닷컴의 지난해 4ㆍ4분기 순이익은 2억2500만달러(주당 52센트)로 지난해 2억700만달러(주당 48센트)보다 증가했다.
극심한 소비 경색이 조금 풀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TNS리테일 포워드의 프랭크 배딜로 이코노미스트는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저조한 편이었지만 소비가 급감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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