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1400원 위 급등 기대감 축소..올들어 박스권장세 지속
뉴욕증시 상황에 따라 울고 웃던 외환시장이 어쩐 일로 조용하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1400원선 앞에서 더딘 걸음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가 폭락하고 유럽의 은행 관련 금융 불안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히려 차분한 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역외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뒤로 하고 일찌감치 하락한 상태다. 이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은 1366.0원에 거래를 마쳐 스와프포인트 0.7원을 감안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대비 9.2원 하락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 역시 소폭 상승 출발에 그쳤다. 뉴욕증시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드리워진 불안심리를 국내 증시가 즉각 반영해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39.06포인트가 떨어졌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상승폭을 축소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6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3원 오른 1378.8원을 기록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급등하는 것은 다소 부담감이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박스권 장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망을 일제히 내놓았다.
우리은행은 이날 예상 범위는 1355.0~1385.0원. 우리은행은 "은행 부문에 대한 우려감에 달러화는 안전통화 선호 현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뉴욕 증시 약세는 국내 증시 약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같은 재료들은 이날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역외 환율이 전일 종가 대비 하락 마감했지만 1300원대 후반의 레벨 부담감으로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선물도 "미국 증시 급락으로 하방 경직성 예상되나 전일 미국이 휴장이었던 만큼 유럽발 악재는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한편 설 연휴를 앞둔 업체들의 네고 출회 가능성과 약화되고 있는 증시 외국인의 매도세, 레벨 부담 등으로 지난 주 고점 부근인 1390원 선은 부담으로 작용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예상 범위: 1350원~1390원으로 제시했다.
우리선물도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시작된 금융권 부실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강화시킴에 따라 서울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에는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나 설 연휴를 앞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레벨이 높아진다면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추가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며 1350.0원~1390.0원 수준을 예상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은 올들어 1290원대에서 1390원대까지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태다. 롤러코스터 장세를 벌였던 지난해 장세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통화옵션 변동성이 줄면서 달러 급등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달러화 등락폭, R/R 콜오버가 달러화의 위쪽 방향성에 대해 얼마나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장 지표인 1개월물 원·달러 옵션 변동성은 지난해 60% 수준에서 40%대로 떨어진 상태다.
한 시중은행 통화옵션 딜러는 "현재 변동성 상황만으로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에 변동성 지표가 떨어진 것을 보면 원·달러 환율에서 급격한 불안감이 수습이 됐거나 내성이 생겼거나 둘 중 하나"라면서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원달러1개월물 R/R 콜오버도 증가해 재작년에 풋오버가 많았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당국의 국제금융시장 외환정책이 신뢰도를 잃은 부분에 대해 새 내각이 들어서면서 시그널을 줄 지가 관건"이라면서 "대외변수만 보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잠재성이 남아있지만 당국의 정책 의지와 신뢰성 회복이 외환시장에 심리적 안정을 줄 경우 오히려 빨리 안정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변동성은 단기인데다 시장참여도가 굉장히 줄어든 상황이고 원·달러 환율은 조금만 금융시장의 상황이 바뀌어도 예민하게 반응해 언제든지 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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