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지난해 12월에 SK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한 윤석경 부회장(사진). 윤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건설현장을 직접 돌며 어려운 현실을 몸으로 느낀 점들을 직원들에게 편지로 써서 보냈다. SK건설 임직원들과의 거리를 보다 더 좁히기 위해서였다.
그는 편지를 통해 "자신도 어려운 현실에 밤잠을 설치는 날들이 많다"며 "비록 지금은 위기 상황 속에 있지만 소명의식을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한다면 SK건설의 비전인 'Build the Great'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윤 부회장은 베트남전에서 살아남은 장군인 '스톡데일 패러독스'의 일화를 인용하며 "냉혹한 현실은 직시해야 하지만 언젠가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또 의상대사가 쓴 법성게의 한 구절인 '雨補益生 滿虛空'(하늘에는 보배로운 비 가득하고), '衆生隨器 得利益'(사람들은 준비한 그릇 따라 받아가네)을 인용했다. 세상을 보는 긍정적인 시각과 미리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세, 안분자족하는 자세로 위기 극복을 위해 단합하자는 격려의 메세지였다.
늦은 저녁 편지를 읽은 SK건설 한 직원은 "형식적이 아닌 진심으로 현장의 어려움과 고충을 이해하는 CEO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편지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딱딱할 것으로만 느껴지는 건설업계 CEO들의 감성경영은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힘을 불어넣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심영섭 우림건설 회장도 평소 읽은 책을 직원들에게 선물하는 ‘독서경영’으로 유명하다. 심 회장은 매월 한권의 책을 임직원들에게 전한다. 책 앞장에는 자신의 생각과 CEO로서의 당부 등을 자필로 적어 감동을 주고 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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