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관련 기사 후 저희 입장이 난처해졌습니다."

1월16일 오후. 본지의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법적 문제 없다...감사원, 황당한 '억지논리'(본지 1월16일자 1면 참조) 기사가 나간 후 증권선물거래소측으로부터 기자에게 몇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감사원 측에서 증권선물거래소에 전화해 기사 제목이 마치 증권선물거래소측 입장을 반영한 것 같은데 아시아경제신문에 협찬을 했는지, 본지가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논란 관련 시리즈 기사를 보도하는 이유 등을 따져물었다는 것이 주요 통화내용이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기자가 직접 취재해 쓴 기사인데 왜 우리쪽으로 불똥이 튀는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해달라고 한 것이 아니며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설명했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같은 통화가 끝나자 마자 기자에게도 감사원으로부터의 전화가 걸려왔다.

통화 내용은 거래소에 따져 물어본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인상적인 것은 "실명 처리된 부분을 익명으로 바꿔달라"는 것이었다.

기사에 대한 찬반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자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실명 처리된 부분을 오히려 익명으로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기사에 민감한 사안을 전할 때 관계자라는 인물을 등장시키면 으레 해당부처에서 취재원이 누구냐고 물어오지만 실명을 익명으로 바꿔달라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제목을 바꿔달라는 것이나 기획기사의 배경을 따져 묻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기사 제목에 언론사의 판단이 반영되거나 주요 이슈에 대해 심도있는 취재를 하는 것은 정치권력의 남용을 견제하는 파수견으로서의 감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태어난 언론이 해야 할 본질적 기능인 셈이다.

감사원이 이토록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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