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감원바람이 전세계를 휩쓸고 수많은 실업자들이 거리로 나앉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도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으로 인해 주주와 이사회로부터 사퇴압력을 받는 CEO들이 늘고 있으며 올해 CEO들의 수난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대기업 CEO의 사퇴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타이슨푸드를 시작으로 보더스그룹, 오비츠 월드와이드, 치코스 FAS, 베베스토어스의 CEO가 해고됐으며 지난 12일에는 씨게이트테크놀로지가 CEO 윌리엄 왓킨스가 교체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교체가 결정된 CEO들은 모두 그동안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으로 인해 주주들의 비난에 시달려왔다.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의 디크 젠터 조교수는 1993∼2001년에 발생한 1627건의 CEO 교체를 분석한 결과 불경기때 CEO 교체가 두 배에 달했으며 특히 라이벌 기업보다 주주 배당이 적은 업체의 CEO들이 버티지 못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젠터 조교수는 "이사회가 대개 배당이 줄기 시작한지 1∼2년 뒤에 CEO를 해고한다"면서 "올해 일자리를 잃는 CEO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드헌팅업체인 스펜서 스튜어트는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중 61개 업체가 CEO를 교체했다"며 "이는 2007년의 56개사보다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컨설턴트나 투자자,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비공식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제너럴모터스(GM)의 릭 왜고너, 씨티그룹의 비크람 판디트, 썬마이크로시스템스의 조나단 슈워츠, 오피스 데포의 스티브 오들랜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루이스 등도 자리 보전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다른 나라 CEO들도 수난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호주의 철광석 생산업체 리오틴토는 알루미늄사업부의 딕 에번스 CEO가 4월에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고 노르웨이의 노르스크 하이드로 ASA도 CEO의 사퇴를 발표했다.
하지만 CEO를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 GM의 부회장을 지낸 해리 피어스 노텔 네트웍스 회장은 "새 CEO는 경영을 완전히 장악하기 전에 재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영입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월스트리트저널이 2005년 2월부터 2007년 6월까지 CEO를 교체한 30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주가가 하락한 경우가 더 많았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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