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도요타의 차량용 강판 공급 계약 체결이 임박했다.
13일 철강업계 관계자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브랜드 도요타가 공개적으로 포스코에 차량용 강판 공급을 요청하면서 포스코와 도요타의 공급 계약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로써 포스코는 숙원하던 도요타 납품을 이루게 됐지만 전략적 동반자인 신일본제철(신일철)과의 관계는 물론 환율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축배를 들기 보다는 신중한 모습이다.
포스코는 지난 10여년 간 도요타에 차량용 강판 납품을 지속적으로 타진해 왔으나 일본 산업계의 배타적인 공급계약 관례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여기에 도요타가 신일철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도 포스코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포스코와 신일철은 지분을 맞교환함은 물론 서로 베트남 공장에 투자를 했거나 추진하고 있을만큼 밀접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자연스럽게 상호 주요 고객은 불가침하는 암묵적 신사협정도 맺어진 상태다.
다만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 도요타의 경우처럼 고객사에서 먼저 구매 의사를 타진하는 경우. 그러나 포스코로서는 못내 찜찜하다. 최근 도요타가 신일본제철에 약 30% 가량의 강판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요타가 포스코를 이용해 신일본제철에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로서는 장래 고객인 도요타와 전통적 동반자 신일철 간 힘겨루기에 말려들어 애매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현재 포스코에 우호적인 환율이 어떻게 급변할지도 전망할 수 없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엔고가 한창인 지금은 포스코가 저가에 강판을 수출해도 남는 장사지만 향후 환율이 변동되면 공급계약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본과의 철강재 거래는 엔화로 이뤄지는데 도요타와 계약이 성사된다면 제품 대금으로 받은 엔화를 한화로 환전하지 않고 바로 일본에 재 투자하거나 철강재 수입에 사용하기 때문에 환율로 인해 피해를 볼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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