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달아 9500선에서 좌절.. 美경제 부진시 추가 하락 가능성
닛케이225 지수 8500선이 깨지면서 일본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일본 경제의 주축 기업들이 잇달아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닛케이225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80.32포인트(-4.30%) 급락한 8456.48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토픽스 지수도 817.69를 기록해 37.33포인트(-4.37%)를 잃었다.
블루칩 종목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소니는 14년 만에 첫 연간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는 보도에 무너졌다. 도시바는 NHK가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급락했다. 소니와 도시바의 주가는 각각 7.97%, 6.18%씩 급락했다.
이미 지난달 말 도요타 자동차가 창업 70여년 만에 사실상 첫 회계연도 영업이익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힌데 이어 잇달아 일본의 주축 기업들이 무너지는 모습이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주식 투자전략가인 시모데 마모루는 "어닝 시즌이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희망에서 비관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화 강세 역시 경기 전망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가 기준으로 닛케이225 지수가 8500선을 마지막으로 밑돈 것은 지난달 12일이었다. 연초의 상승세도 지난 7일 종가였던 9239.24를 기점으로 기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특히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해 10월 1만선이 붕괴된 뒤 9500선 부근에서 항상 저항에 부딪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까지 세 차례 95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해 10월15일에는 9547.47까지 오른 뒤 약세로 돌아섰고 이후 10월27일 연중 저점인 7621.92까지 밀렸던 바 있다.
이어 힘을 회복하며 11월5일에 9521.24까지 올랐으나 다음날 급락하면서 8899.14까지 다시 밀려났다. 이후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5일 모처럼 9000선을 회복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어닝 시즌에 대한 불안감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에 따라 향후 일본 증시의 조정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이철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일본 증시는 미국 증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금일 낙폭은 지난 2거래일 동안 미국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 지수 낙폭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증시에서 외국인 소유 비중은 28%에 불과하지만 거래 비중은 60%에 달한다"며 "미국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 지수의 800선 지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증시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닛케이225 지수가 지난해 11월의 저점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향후 구체화될 미국 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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