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나서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가스분쟁 관련 의정서에 서명했던 러시아가 하루만인 11일 돌연 입장을 바꿔 의정서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가스사태는 다시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 국제 감시단과 관련된 합의문 내용의 모순이 해결되지 전까지 이행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문서가 무효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 계약 조건이 제거 또는 취소될 때까지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향하는 자국산 가스 공급 재개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가즈프롬의 세르게이 쿠리아노프 대변인은 "모든 당사자가 서명한 합의서 사본을 공식 채널로 접수하지 못했다"며 "가즈프롬의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의 올레그 두비나 회장도 "대(對) 러시아 협상에 별 소득이 없으니 더 높은 수준의 회담을 열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가스사태가 실무 차원이 아닌 양국 지도부에서 직접 나서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임을 시사한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당초 유럽연합(EU) 주도의 감시단 구성과 관련된 의정서에 서명하면서 가스분쟁 해결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치권이 직접 나서 이를 지연시키고 있어 사태는 장기화할 조짐이다.
러시아는 의정서 내용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유보 조항과 부대 조건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러시아는 EU 감시단에 자국 전문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고집하며 의정서 서명을 미뤘다.
한편 가스 공급이 미뤄지고 있는 유럽에 기록적인 한파까지 불어닥쳐 유럽은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헝가리에서는 40명 이상이 동사했다. 루마니아에서도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에 지금까지 10명이 사망했다.
불가리아에서는 72개 대형 공장이 아예 문을 닫고 153개 기업은 기계 동파 방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가스만 공급받고 있다. 100개에 가까운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임시 휴교 중이며 수도 소피아에서는 전차와 버스 난방이 전면 중단됐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