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고통 속 실직·구조조정 재현 걱정
허리띠 졸라맨 주부들 '자린고비'도 확산


끝없는 경기침체로 기업은 물론 서민들의 생활 속 불안감도 급속히 번지고 있다.
예측 불가의 냉각된 경제상황 탓에 기업들의 부도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실직 우려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는 어두운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정부가 수입을 줄이고 내수를 띄우는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들과 서민들은 끔찍했던 IMF 당시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기업 협력사 부장 김모(47·광주시 서구 금호동)씨는 "IMF 환란 때 처럼 연쇄 부도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닌 지 모르겠다는 푸념이 동료들간 인사가 돼버렸다"며 "10년전 삶의 터전을 잃은 경험이 있는 직장인들은 악몽이 재현될까 훨씬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제조업체에 다니는 이모(50·광주시 광산구)씨 역시 "최근 들어 사장님 안색이 늘 어두워 공장내에서 웃음꽃이 사라진지 오래됐다"면서 "이러다 구조조정에 휩쓸려 직장을 잃는 것은 아닌지라는 암울한 생각에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광주 모 건설사 직원 이모(35)씨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 업체들의 부도설이 여과없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친지들과 친구들이 '회사 별일 없지'라고 묻는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면서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 건지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고물가에 겹주름이 늘어난 주부들도 아우성이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에 사는 전업 주부 박모(42)씨는 "허리띠를 꽉 조이라는 남편의 조언대로 졸라매고 또 졸랐는데 살림살이는 더욱 궁색해지는 것 같아 바겐세일 문구가 눈에 들어와도 머뭇거리기 일쑤다"면서 "아이들의 학원비까지 줄이기 위해 왠만한 과목은 직접 가르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IMF를 방불케 하는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반 직장인과 주부, 서민들의 자린고비 분위기가 확산돼 소상공인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음식점 종업원 김모(47·여)씨는 "올해 처럼 체감 경기가 나쁜 적은 없었던 같다"며 "예전 같았으면 점심시간 때면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뤄 허리 펼 시간이 없었는데 요즘은 혹시 집에 가서 쉬라고할 까 바 주인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다"고 불안해 했다.

광남일보 정선규 기자 sun@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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