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ESG공시 도입 환영…법정공시 전환 속도는 높여야"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개선방안 세미나
스코프 3 3년 유예안에 대해선 이견
금융당국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로드맵을 공개한 가운데 각계 전문가들은 수년째 지지부진하던 도입안이 나온 데 환영 의사를 보였다. 다만 추정치 활용 등에 따른 면책 측면과 공시의 질 측면에서 법정공시 전환 속도가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대 환경에너지법정책센터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코리아 프리미엄과 국제정합성을 위한 개선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대 환경에너지법정책센터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코리아 프리미엄과 국제정합성을 위한 개선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박승욱 기자
지난 25일 금융위원회는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8년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한 ESG 공시 제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기업 부담이 큰 큰 '스코프 3(가치사슬 전반 배출량)' 적용은 3년간 유예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년째 안 나오던 ESG 공시 로드맵, 드디어 나와"
이날 전문가들은 ESG 공시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황정환 김앤장 지속가능성 공시자문 센터장은 "로드맵 자체가 나온 것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없애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지난 4년간 로드맵 발표가 지연되면서 시장에선 피로감이 쌓인 상황에서 앞으로는 절충안 마련해 로드맵을 실행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민경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도 "로드맵을 통해 ESG 공시 법제화에 나서는 것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다"며 "재무정보뿐 아니라 기후, 환경 등 비재무적 요소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며, 해외에선 ESG 공시 법제화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거래소 공시→법정공시 속도 올려야"
다만 전문가들은 면책 측면에서 법정공시 전환을 더 빨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SG 공시 제도화 방안에는 공시채널을 거래소 공시로 운영하되 제도 안착 후 법정공시로 전환하고 예측치 공시에 대한 면책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은 "면책 측면에서는 법정공시로 가야 한다"며 "법이 아닌 거래소 공시와 달리 자본시장법에 의한 법정공시 내에서 면책 규정이 있어야 민·형사상 책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전윤재 KB금융지주 ESG전략부장 역시 "기후 공시는 시나리오 분석 등 미래 정보 추정치 포함해서 민·형사상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면책 조항이 있어야 기업들이 적극적인 공시에 나설 수 있다"며 법정공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거래소 공시의 경우 공시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장은 "거래소 공시로 채널이 운영되면 공시 내용이 체크박스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시내용에 대해 투자자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보다는 O 혹은 X 식의 공시가 이뤄져 공시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임대웅 BNZ파트너스 대표 또한 "일론 머스크라는 거부가 탄생하기까지에는 기후 문제에 따른 친환경 차부터 화성 이전 등 다양한 스토리가 쌓여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스토리를 봐야 하는데 ESG 공시 채널이 거래소 공시라면 이런 스토리를 담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스코프 3 유예에 엇갈리는 시각
스코프 3 유예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김훈태 포스코홀딩스 ESG사무국장은 "스코프 3는 스코프 1(직접배출), 스코프 2(에너지 소비 등 간접배출)와는 성격이 달라 기업에 적응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포스코에서도 일부 법인에서 배출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연결기준으로 모든 곳이 정확히 계산되지 않았을 때 직면하는 리스크가 아직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달리 황 센터장은 "스코프 3 유예가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실제로 기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에서 자발적으로 스코프 3에 관해 보고 할 것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의무공시에 빠져서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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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 우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유인식 IBK기업은행 부장은 "스코프 3가 유예됐지만 사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인센티브를 마련한다면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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