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일 휩쓴 남극 펭귄 서식지…둥지 지도 바뀌었다[과학을읽다]
해안 둥지 줄고 언덕 늘어…"돌발 해일, 번식지 구조까지 흔들어"
남극 아델리펭귄 번식지가 이례적인 해일 범람 이후 지형 변화와 함께 둥지 분포에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극지연구소는 남극 로스해 일대 아델리펭귄 번식지를 항공촬영으로 분석한 결과, 해일 이후 번식지 지형과 둥지 분포가 동시에 변했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 번식지 전경. 2019년 2월에 발생한 해일이 다양한 크기의 빙산들을 에드몬슨 포인트의 해안 깊숙한 곳까지 옮겨놓았으며, 이 빙산들이 다음 번식기인 12월까지 해안과 펭귄 서식지에 녹지 않고 남음. 극지연 제공
아델리펭귄은 번식기에 사용했던 둥지 자리를 다시 찾는 '귀소 본능'이 강한 종이다. 로스해에는 약 120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정부는 2017년 해양보호구역 지정 이후 번식 생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왔다.
연구팀은 2019년 2월 약 1.95m 높이의 해일 피해를 입은 로스해 '에드몬슨 포인트' 번식지를 대상으로 해일 전(2017년 12월)과 후(2019년 12월)를 비교 분석했다. 해당 지역은 통상 두꺼운 해빙이 방파제 역할을 해 해일 영향이 거의 없지만, 당시에는 해빙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안 둥지 줄고 언덕으로 이동
분석 결과, 해일로 번식지를 덮고 있던 구아노(배설물) 층이 씻겨 나가고, 해안으로 유입된 빙산이 기존 둥지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빙산은 녹지 않고 남아 지형 자체를 바꿨다.
이 같은 변화는 둥지 분포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안 번식지 둥지 수는 1971개에서 1863개로 5.48% 감소한 반면, 언덕 번식지는 576개에서 643개로 10.42% 증가했다.
연구책임자인 김정훈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해일과 같은 돌발 변수가 펭귄 번식지 구조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번식 성수기에 해일이 발생했다면 알이나 새끼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일 전후 아델리펭귄 둥지 분포. 2017-18 번식기(좌)와 2019-20 번식기(우) 에드몬슨 포인트 아델리펭귄 둥지 분포. 아델리펭귄의 둥지 분포가 파란선(좌)과 녹색선(우)로 표시되어 있음. 해일 전 지면의 황토색의 구아노층이 씻겨나가 해일 이후 검은 지면이 드러남. 극지연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그는 또 케이프 아데어(약 30만 쌍), 케이프 핼릿(약 4만 쌍) 등 로스해 내 해안 저지대 대형 번식지들도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로스해 해양보호구역 생태계 변화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New Zealand Journal of Geology and Geophysics' 2026년 2월호에 게재됐다.
논문 1저자인 김유민 극지연구소 연구원은 "아델리펭귄의 귀소 습성 때문에 해일 이후 형성된 둥지 분포가 향후 번식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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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남극 연안 생태계는 해양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연안 서식지 변화에 대한 장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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