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일하는 나는 부모의 자랑이자 친구들의 선망 대상이었다."


최근 결의대회에 나선 한 삼성전자 노동조합 간부가 던진 이 한마디는 단순한 회상을 넘어, 오늘날 삼성전자가 직면한 서글픈 단면을 보여준다. 한때 최고의 자부심으로 상징되던 그 터전에서, 이제 노조는 대규모 투쟁의 다음 단계로 조합비 급여 공제(체크오프) 도입을 선언하며 5월 총파업의 동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단체행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다. 다만 그 행동이 초래할 파급효과에 대한 냉철한 성찰이 선행되고 있는지는 되짚어볼 문제다.

반도체 산업은 24시간 단 1초도 멈추지 않는 '연속 공정'의 결정체다. 만약 노조의 집단행동으로 주요 생산 시설이 점거돼 정상적인 운용이 불가능해진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클린룸 환경이 무너지는 순간 공정 중이던 웨이퍼는 전량 폐기물로 변한다. 실제로 2018년 평택 공장에서 발생했던 단 28분의 정전 사고는 약 500억원의 손실을 불렀다. 이를 하루 단위로 환산하면 약 2조6000억원, 노조가 예고한 18일간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최대 20조~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손실이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총파업의 유탄이 삼성전자라는 울타리를 넘어 반도체 생태계 전반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반도체 생산이 멈추면 가장 먼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이들은 납품 물량이 끊기는 협력사와 그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비정규직, 파견, 용역 노동자들이다.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와 연결된 협력사는 1700여개(1·2·3차 포함)다. 삼성만의 '내홍'으로 생각했던 노사 갈등에 반도체 생태계의 명운이 걸려있는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 추락은 더욱 뼈아프다. 공급망 복원력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큰손'들에게 약속된 물량의 공급 차질은 곧 거래 종료를 검토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리스크다. 파업이 구조적 결함으로 인식되는 순간, 삼성전자가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평판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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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두의 고백으로 돌아가 보자. 회사를 그토록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했다면, 그 사랑하는 터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행위에도 논리적 일관성이 필요하다. 노조가 요구하는 수조 원의 영업이익 성과급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라고 주장하려면, 본인들의 선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조 원의 손실에 대해서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이익은 함께 나누되 손실은 회사가 전적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논리는 시장 경제 체제에서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노조는 이번 투쟁을 "대한민국 이공계의 미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싸움"이라 정의했다. 진정으로 이공계의 미래와 회사의 발전을 위한다면, 투쟁의 방식은 지금보다 훨씬 정교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파업 끝에 남는 것이 폐허뿐이라면, 그곳엔 '부모의 자랑'도, '친구의 선망'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기자수첩]부모의 자랑이자 친구의 선망…삼성맨 파업, 그 끝에 남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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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기자가 작성하고 AI가 부분 보조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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