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점 조직 범행
고령 사기 피해자로부터 현금·골드바 받아내
상품권이나 가상자산으로 세탁해 해외 송금

해외에 거점을 둔 리딩방(투자종목 추천 채팅방) 사기 및 보이스피싱을 일삼은 조직의 지시를 받아 국내에서 피해금을 수거하고 세탁해온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해외 리딩방 사기 조직의 국내 수거책으로 활동한 A씨(62) 등 7명과 해외 피싱 수거책으로 활동한 B씨(54) 등 3명, 총 10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서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해외 조직의 개별 지시를 받아 움직였다. 피의자 연령대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해외 리딩방 사기 조직의 국내 수거책으로 활동한 A씨 등이 범죄에 활용한 위조 직원증(왼쪽)과 허위 출자증서. 서울경찰청

해외 리딩방 사기 조직의 국내 수거책으로 활동한 A씨 등이 범죄에 활용한 위조 직원증(왼쪽)과 허위 출자증서.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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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증권사 직원을 사칭하며 정장을 착용하고, 위조 신분증까지 제시하는 수법으로 리딩방 사기 피해자로부터 피해금을 가로채고 그 대가로 해외 조직으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B씨 등은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는 말에 속은 피싱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대검찰청 직원 신분증을 보여주며 골드바를 받아내고 일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상위 수거책을 거쳐 피해금을 상품권 또는 가상자산 '테더코인(USDT)'으로 세탁해 해외 조직으로 송금했다.

리딩방 조직은 유명 주식 전문가의 유튜브 방송을 도용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 형태의 투자 리딩방으로 유인했다. 이후 '우량주 투자로 수익률 500%를 보장한다' '비밀 프로젝트라 계좌이체 시 금융당국 모니터링에 걸린다'고 속여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직접 전달하도록 유도했다. A씨 등은 피해자 주거지 인근에서 허위 출자증서와 가짜 투자 계좌 화면까지 보여주며 안심시킨 후 피해자 5명으로부터 3억8520만원을 가로챘다.


피싱 조직은 검찰을 사칭해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남은 자산을 보호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뒤 골드바 구매를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예금과 적금은 물론 신규 대출까지 받아 골드바를 마련했다. B씨 등은 위조된 대검찰청 직원 신분증을 제시하며 이를 건네받았다.

경찰은 첩보를 바탕으로 지난 2월27일부터 3월5일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잠복 수사를 벌여 피해자를 접선하던 A씨 등 7명을 순차 검거했다. 이어 현장에서 3억6520만원을 압수해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리딩방 사기 조직에게 속은 한 피해자가 A씨 일당에게 전달하려 한 5000만원. 서울경찰청

리딩방 사기 조직에게 속은 한 피해자가 A씨 일당에게 전달하려 한 5000만원.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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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 등은 피해자 3명으로부터 시가 11억8000만원 상당의 골드바 6개를 빼앗았다. 경찰은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잠복하다 수거책 간에 골드바를 전달하는 범행 현장을 덮쳐 현장에서 4억8000만원 상당 골드바 2개를 압수해 피해자에게 반환했다.


수사 결과 최근 사기·피싱 범죄는 1차 대면 수거책, 2차 전달책, 3차 자금세탁책으로 역할이 세분화되는 등 조직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자 다수는 50~60대 이상 고령층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스마트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범죄 조직의 시나리오에 현혹돼 현금 뭉치나 골드바를 직접 전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검거된 수거책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상선 조직과 자금세탁 경로를 계속 추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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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텔레그램 등에서 모집하는 고액 아르바이트는 실제로는 범죄수익 수거 역할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금융기관이나 검찰 등 국가기관이 현금이나 골드바를 직접 수거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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