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지원기업 중 112개사 부정수급 확인
공급기업 17개사·소공인 9개사 수사의뢰
페이백·이면계약 등 위법행위, 보조금 환수도
지원사업 전면 개편, 자격 강화해 이달 말 공고

중소벤처기업부가 '2024년 소공인 스마트제조지원 사업'에서 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사실을 확인하고 공급기업·소공인 26개사를 수사 의뢰하고 보조금 환수를 추진한다. 부정수급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사업 전면 개편에도 착수한다.


'소공인 스마트제조지원사업' 보조금 부정 수급 공급기업·소공인 수사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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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지난해 11월 관계부처 합동 점검으로 사업 지원 실태와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한 결과, 2024년 지원기업 1887개사 중 112개사(약 6%)에서 부정수급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일부 공급기업이 사업 전반을 주도하며 부정행위를 유도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중기부는 형법상 사기·업무방해 등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사안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소공인 스마트 제조지원 사업은 소공인의 제조 공정에 스마트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매년 사업 신청 수요가 증가하는 등 현장에서 사업 필요성과 체감도가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올해는 지원 규모가 980억원으로 전년(882억) 대비 크게 확대되면서 중기부는 관계부처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공급기업이 장비 가격 부풀리고 임차로 가장

주요 부정행위 유형은 ▲가격 부풀리기와 페이백 ▲임차를 가장한 구매(이면계약) ▲장비 가동 등 데이터 허위 전송으로 구분된다. 수사의뢰 대상인 공급기업 17개사는 2개 유형 이상의 부정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급기업은 소공인 대신 신청서 작성, 사업계획 수립, 계약 체결, 정산 등을 수행하며 사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장비·소프트웨어 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린 뒤, 그 차액의 일부를 소공인에게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페이백'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취했다. 중기부는 보조금법 위반과 형법상 사기 혐의에 해당하는 공급기업 17개사를 수사 의뢰했다.


이 사업은 장비 임차 방식만을 지원하지만 일부 공급기업과 소공인이 공모해 실제로는 장비를 구매하고 이를 임차 계약으로 위장한 사례도 드러났다. 별도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보조금으로 장비를 구매하거나, 사업 선정 전 장비를 미리 구매해 놓고 이후 협약에 따른 임대차계약서를 새로 작성해 보조금을 신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중기부는 공급기업 4개사, 소공인 9개사를 수사 의뢰했다.


장비·소프트웨어의 가동 여부, 생산 데이터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를 공급기업이 사업 전담 기관에 허위로 전송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이미 폐업한 사업장에 설치된 장비가 정상 가동되는 것처럼 허위로 정보를 전송한 사례도 있었다.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에 해당하는 공급기업 16개사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 조치했다.


무관용 원칙…112개사 행정제재 절차 착수

중기부는 부정수급이 확인된 112개 기업에 대해 보조금 환수와 정부 지원사업 참여 제한 등 행정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2025년 지원 기업 1530개사에 대해서도 예산당국과 함께 정밀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에 따라 동일한 기준으로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위반 업체에 대해 향후 최대 5년간 중기부 지원사업 참여를 즉시 제한하고, 위반 업체의 부정수급 관련 사업, 부정행위 내용과 경위 등을 전 부처에 통보할 계획이다.


부정수급액을 전액 환수하고 부정수급액의 최대 5배까지 제재부가금을 부과해 부당이득 이상을 환수할 방침이다. 특히 범죄 혐의가 중대한 공급기업 17개사와 소공인 9개사를 형법상 사기와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 조치하고, 향후 검찰·경찰 수사에도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다.


공급기업 관리·감독 강화…소공인 참여 요건도 강화

중기부는 부정수급을 차단하기 위해 공급기업 역량 진단을 의무화한다. 기술력과 수행 능력을 검증받은 기업만 사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공급기업 풀(pool)을 구축·관리한다. 지원사업 참여 이력, 사후관리 수준 등을 종합 평가해 우수 공급기업과 제재 이력 기업을 구분하고 전담기관 사업관리시스템에 공개한다.


소공인의 공급기업 의존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사업 참여 요건을 높인다. 최근 3년 평균 연 매출 2억원 이상 소공인에 한해 신청 자격을 부여하고, 자부담 비율도 기존 30%에서 40%로 상향한다. 소공인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지원받은 장비의 지속적인 활용 ·운영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재무적 기준을 설정한 것이다.


기존 서류 중심 평가방식을 개편해 영상·인터뷰 기반의 현장 중심 평가체계를 도입한다. 소공인이 직접 공정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제출받고 인터뷰와 발표를 거쳐 실행 의지를 검증한다. AI 기반 사업계획서 유사도 분석을 도입하고, 동일 IP로 다수 기업의 신청을 탐지해 공급기업이나 외부기관의 대리신청 여부도 검증한다.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데이터 수집체계를 도입해 장비 가동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매 분기 데이터 제출을 의무화하고 불시 현장 점검을 병행해 데이터 정합성과 실제 운영 여부를 교차 검증한다.


장비 지원 방식도 부정 소지가 컸던 기존 임차 방식을 폐지하고 구매 방식으로 전환한다. 구매 장비는 보조금법에 따라 중요재산으로 등재하고, 사후관리 기간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다. 또한 사업 신청 단계에서 원가 산정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고, 민간 원가산정기관을 통해 가격 적정성을 검증한다. 사업비 집행 이전 단계에서 회계감독기관이 관련 증빙서류를 사전 검토해 가격 부풀리기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소공인의 낮은 디지털 이해도와 정보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공급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전 과정에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한다. 코디네이터는 소공인에게 적합한 기술과 장비를 제안하고 사업계획 수립과 성과관리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전담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운영 중인 '제조DX멘토단' 약 300명을 활용해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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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개편된 사업계획에 따라 오는 4월 30일 사업을 공고할 예정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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