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노위, '급식업체 교섭 공고' 결정 파장…"법리 검증 없이 절차만" 비판 확산
경쟁입찰로 기업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외주업체의 근로자들은 누구와 단체교섭 해야 하나?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한화오션 급식업체 노조의 교섭요구 공고를 포함하라고 결정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핵심 쟁점인 '원청의 사용자성'에 대한 법리 판단을 밝히지 않으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지노위는 최근 금속노조가 제기한 교섭요구 공고 이의신청을 받아들이고 웰리브지회를 공고 대상에 포함하라고 통보했다. 다만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판단 근거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법 적용 순서다. 개정 노조법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에 한해 교섭 의무를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해당 판단 없이 교섭 절차부터 요구한 것으로, 법리 검토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 지역 법조계에서는 "고용노동부 해석 지침과 배치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적 판단 없이 절차만 먼저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 같은 혼선은 제조업뿐 아니라 유통·물류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노사 문제를 넘어 위탁·도급 구조 전반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주 계약 기업까지 원청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경우, 산업 구조 자체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경남지노위의 결정을 둘러싸고 '판단 회피' 논란도 나온다. 파장이 큰 사안에서 명확한 기준 제시 없이 결정을 내린 뒤, 최종 판단을 중앙노동위원회나 소송 단계로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쟁점이 된 웰리브는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전형적인 협력업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연 매출 1200억원 규모로 전국 50여개 사업장에서 단체급식, 시설관리, 여행사업 등을 운영하는 독립 법인이다. 한화오션 외에도 홈플러스, 디섹, SJ테크, 대우병원, 거제대학, 정부경북지방합동청사 등 전국 50여개 사업장에서 급식, 시설관리 등을 제공하는 개별 사업자다. 특정 원청에 종속된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게 됐다.
이번 결정은 개별 사업장을 넘어 도급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제조업 현장의 상당수는 급식·시설관리 등을 외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 원청 교섭 의무가 확대될 경우 유사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계는 외주 계약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부 업체까지 원청 사용자성을 넓게 인정할 경우 기업 간 계약 구조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한화오션 식당 급식업체 노동자들까지 원청에 직접 교섭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급식 노동자는 급식업체 사장과 계약한 사람들이다. 원청이 개입할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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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은 원청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역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기준 제시 없이 적용 범위만 넓히면서 현장 혼선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보다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준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유사 사례가 이어질 경우 노사 갈등과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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