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0대 임금체불범 체포
두서없는 투서에서 피의자 소재 단서 포착
지인 협박해 범인도피 교사한 혐의도
기소중지 및 수사중지 사건 17건 재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수년간 도피 행각을 벌이던 상습 임금체불 피의자를 검찰이 투서 한 장을 단서로 추적해 구속했다. 자칫 공소시효 만료로 묻힐 뻔했으나 참고인이 보낸 편지 내용에서 정황을 포착해 신속히 수사를 재개하면서 피의자를 검거했다.

대검찰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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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신영삼)는 지난 15일 근로기준법 위반 및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5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았다.


A씨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업체에서 일하다 퇴직한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 약 3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3년 4월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형사조정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는데, 수사가 일시 중지된 틈을 타 도주했다.

이후 A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서 검찰 기소중지 2건, 경찰 수사중지 15건 등 총 17건의 수사가 멈춰 섰다. A씨는 2018년에도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을 피한 전력이 있는데, 이번에도 근로기준법 위반 범죄의 공소시효(5년)가 비교적 짧다는 점을 노리고 도피를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미궁에 빠져있던 사건은 지난 9일 검찰에 접수된 투서 한 장으로 반전됐다. A씨의 지인이자 채권자인 B씨가 "A씨로부터 채무를 변제받지 못할 것 같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이다. 사건을 맡은 최승훈 검사는 편지 내용 중 B씨가 A씨의 현재 소재를 알고 있는 정황을 포착하고 즉시 B씨를 소환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를 압박해 도피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내가 체포되면 빚을 갚지 못한다"며 B씨를 협박해 그의 명의로 된 주거지와 휴대전화, 차량, 체크카드 등을 제공받았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B씨가 "A씨의 행방을 모른다"며 허위 진술을 하도록 종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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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서 접수 4일 만에 체포에 성공한 검찰은 공소시효 완성을 앞두고 있던 사건의 암장을 막게 됐다. 검찰은 B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그동안 중지됐던 17건의 사건에 대한 수사도 일제히 재개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상습 임금체불로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사범을 엄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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