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닮은꼴 AI 그록, 인종차별·종교 혐오 발언 또 도마 위
이슬람·힌두교 비하에 이어 힐스버러 참사 조롱
이용자 '거친 말투’ 요구에 문제 발언 생성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챗봇 '그록(Grok)'이 인종차별 및 종교 혐오 발언을 담은 게시물을 생성해 논란에 휩싸였다.
9일 연합뉴스는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을 인용해 그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슬람교와 힌두교 등 특정 종교를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생성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챗봇 '그록(Grok)'이 인종차별 및 종교 혐오 발언을 담은 게시물을 생성해 논란에 휩싸였다.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이번 논란은 종교 비하를 넘어 스포츠 참사 관련 발언으로까지 확산했다. 그록은 영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는 '힐스버러 참사'를 비롯해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특정 축구 구단과 팬들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그록은 "축구 클럽 팬은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영국법상 증오 발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으며 논란을 키웠다. 영국의 증오 발언 규정은 인종, 종교, 성별 등 법적으로 보호되는 특성을 대상으로 한 증오 선동을 금지하지만, 특정 스포츠팀 팬은 보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제시한 것이다.
이번 논란은 일부 이용자들이 그록에게 "저속하고 거침없는 말투로 답변해달라"고 요청하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록은 기존 챗봇보다 더 자유롭고 직설적인 답변 스타일을 특징으로 하는 AI로 알려져 있다. 영국 정부는 즉각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대변인은 해당 게시물에 대해 "역겹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며 "AI 서비스가 안전한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X 측은 문제가 된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고 자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변경이나 가이드라인 강화 방안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만약 X가 영국의 온라인안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최종 판명될 경우 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 또는 1800만 파운드(약 36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법원의 승인을 받아 플랫폼 차단 조치까지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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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머스크는 최근 X를 통해 "오직 그록만이 진실을 말하며, 진실한 AI만이 안전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머스크의 AI 철학이 각국의 AI 안전 규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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