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尹관저 골프연습장, '초소 공사'로 꾸며 불법 신축"
경호처, 승인 없이 착공·대금 집행
3년2개월 미등기·미등록 상태
일괄 하도급'·대금 전가 의혹도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가 관계기관 승인 없이 관저 내에 '대통령 이용' 골프연습시설을 설치하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공사 문건을 '초소 조성공사'로 꾸며 작성·결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해당 시설이 준공 후 3년 2개월이 지나도록 건축 신고 미협의, 국유재산 미등록, 부동산 미등기 상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29일 국회 요구로 실시한 이같은 내용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회는 공사업체 선정, 공사예산 편성·집행, 공사감독 책임, 관저 내 불법 신·증축 의혹, 수의계약 적절성, 관저 내 정자 시공업체 특혜 의혹 등 6개 사항(22개 중점)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경호처는 2022년 5월 말 관저 내 골프연습시설 공사를 추진했고, 6월 초 정문초소 리모델링과 검색대 공사를 추가했다. 이후 2022년 7월 7일 위 3건을 묶어 '경비시설 및 초소 조성공사' 명목으로 1억4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준공·정산 절차를 거쳐 같은 해 8월 12일 1억35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1억400만원이 골프연습시설 공사대금으로 적시됐다.
감사 결과 감사원은 당시 경호처 지휘부가 대통령 이용 시설임을 알고 있었고, 행정안전부 토지사용승인과 기재부 승인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계약 체결 전인 2022년 6월 13일 착공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내부에서 보안을 강조하며 공사명은 초소 공사로, 내용은 근무자 대기시설인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작성·결재해 서류만으로는 설치 사실을 알 수 없게 했다고 했다.
특히 감사원은 경호처 내부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을 강조하면서 공사 명칭과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정황을 핵심 위법·부당 사항으로 적시했다. 감사원은 당시 담당자가 문서 노출 시에도 보안이 가능하도록 공사명을 '초소 조성공사'로, 공사내용도 '근무자 대기시설'인 것처럼 작성했고, 상급자도 문건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면서 결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서류만으로는 국회와 외부기관 등이 골프연습시설 설치 사실을 알 수 없게 됐다"는 것이 감사원 판단이다.
일괄 하도급'·대금 전가 의혹도
감사원은 원도급사는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은 우수등록업체와 1억2700만원에 일괄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준공 후 3년 2개월여가 지나도록 하도급 참여 내용 등 건설공사대장 기재사항을 발주자에게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원도급사가 하도급사에 자신의 공사대금까지 대신 지급하도록 요구해 하도급사가 3개 업체에 총 3억1754만8000원을 지급, 1억9000만원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는 용산구와 건축 신고 협의, 착공신고를 거치지 않았고, 2022년 8월 준공검사 완료 뒤 대금을 지급하고도 준공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공사 착수부터 준공 시까지 행안부의 일시적 사용승인을 받지 않았고, 준공 이후에도 필지 분할·용도폐지·기재부 사용승인 등 영구 사용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채 시설을 방치했다고 했다. 시설은 예산회계시스템에 '비용'으로 입력돼 국유재산으로 미등록되는 결과도 초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공사감독과 준공검사도 책임 주체가 모호해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 감독자는 현장에 한 번도 가지 않았고, 청와대 감독자도 상주하지 않은 채 일부 방문만 했는데도 감독조서에 서명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아울러 감사원은 관저가 '가급' 국가보안시설인 점을 들어 수의계약이 불가피했던 측면은 있다고 보면서도, 조달청의 설계서 미첨부 계약, 행안부의 1인 견적서 미징구 등 절차 위반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정자 시공업체 특혜 의혹은 별도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자 설치 과정에서 청와대가 계약 체결 전 공사 이행을 요구하고 착공 신고 없이 착수하도록 지시한 절차 위반은 확인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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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위법·부당 11건을 확인해 징계, 인사자료 통보, 제도 개선 통보 등을 요구했다. 공사업체 선정, 공사예산 증액·집행, 드레스룸 등 증축 시설물 관련 일부 요구는 새로운 사항이 없어 종결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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