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미사용 전국 지자체 가운데서도 드문 사례

정부가 자원순환 확대를 국가과제로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경남 거창군이 관급공사에서 재생골재를 수년째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재생골재 사용을 의무적으로 검토하도록 한 관계 부처 지침이 반복적으로 내려왔음에도, 군이 이를 사실상 방치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군이 최근 몇 년간 발주한 도로·하천·기반시설 공사 목록을 살펴보면, 재생골재 반입 실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단순 미비가 아니라 수년 연속 전면 미사용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서도 드문 사례로 지적된다.

거창군청 전경.

거창군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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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군 관계자는 "현장 여건과 품질 기준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다"는 설명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재생골재는 이미 국가 품질 기준이 정비돼 있고, 기초 성토·매립·도시계획도로 기층 등 다양한 공정에서 충분히 적용되고 있음에도, 군이 '안전성'을 명분으로 사실상 관행적 불사용을 이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 지자체가 재생골재 사용을 늘리고 있는데, 거창군만 '품질 우려'를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며 "이는 의지 부족이며, 행정이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전형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군이 재생골재 사용 계획·실적·대체 방안조차 공개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책 이행 여부를 스스로 점검하지 않은 데다, 주민에게 설명도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재생골재는 매립량을 줄이고 자연 골재 채취를 억제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인데, 거창군은 수년째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정책 의지가 없는 지방정부가 자원순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뒤늦게 "정부 기조를 반영해 재생골재 활용 방안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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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책 전환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품질 우선"이라는 기존 논리를 유지하는 이상, 거창군의 재생골재 정책은 앞으로도 '말뿐인 검토'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영남취재본부 최순경 기자 tkv012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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