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협차관 3천억 '디폴트' 위기
러-우 전쟁 이후 상환 중단…연체이자만 300억
안도걸 "리스크관리·회수 로드맵 투명 공개해야"
한국이 러시아에 빌려준 경제협력차관 2억1,000만달러(한화 3,000억원)가 올해 12월 만기를 앞두고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23년 6월 이후 현재까지 5회 연속 상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가적 손실은 물론 대외 신인도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광주 동남을)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토대로 29일 "디폴트 위험이 현실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회수 노력을 주문했다.
이 경협차관은 1991년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에 따라 러시아에 제공된 14억7,000만달러 중 일부다. 상환이 여러 차례 지연되자, 지난 2003년 한·러 양국은 15억8,000만달러 규모로 채무 재조정에 합의했다. 이후 현금과 현물 상환으로 13억8,000만달러가 회수됐으나, 잔액 2억1,000만달러가 남아있는 상태다. 러시아는 올해 12월까지 모든 원금을 상환하고,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원금 3,500만달러와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023년 6월부터 차관 상환이 전면 중단됐다. 약정된 지급일을 5차례나 불이행한 것이다. 현재까지 미상환으로 인한 연체이자만 2,121만달러(303억원)에 달하며, 오는 12월 상환분까지 연체될 경우 연체이자는 3,500만달러(501억원)로 늘어 총 미회수 금액은 2억3,100만달러(3,31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의 차관 상환 불이행에 대해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지난 5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러시아에 대한 특별허가를 재발급해 차관결제 법적 통로를 확보하면서 설득력을 잃게 됐다.
안 의원은 이 대목을 지적하며 "OFAC 특별허가를 통해 제재가 해소된 만큼 더 이상 소극적으로 대응할 이유가 없다"며 "구체적인 결제 시나리오(대체통화, 결제은행, 에스쿠로 방식 등)를 러시아 측에 최종 통보하고, 일정 내 미이행 시 지연이자 및 가속상환 절차를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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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또 "국가 간 차관은 단순한 금전채권이 아니라 국가 신용과 원칙의 문제다"며 "기재부와 수출입은행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외교 사안으로만 보지 말고, 리스크관리와 회수 로드맵을 조속히 수립해 국회에 보고하고, 국민에게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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