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해남 바다를 안고 티샷~'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5 첫날
16일 오전 9시 대회 첫 티업…갤러리들 북적
김효주 등 국내파 선수들 등장 박수갈채 잇따라
응원 현수막 등장…골프팬들 흥분·환호 분위기
임시통행로 동선 어지럽게 구성·방문객 불편
대회행사 관련 안내 시스템 부실 목소리도 나와
16일 오전 9시 해남 파인비치골프링크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정규 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5(BMW Ladies Championship 2025)' 첫 티오프가 진행된 1번 홀엔 평일 비교적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적지 않은 갤러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얼핏 봐도 약 70~80여명은 넘어 보였다.
시간에 맞춰 등장한 첫 조 선수들(하타오카 나사, 에스더헨셀라이트, 가비로페스)이 해남 바다를 곁에 둔 채 시원한 첫 티샷을 날리며, 이번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약 10분 간격을 두고 연이어 다음 조 선수들이 티 박스에 올라서자 갤러리들의 박수 소리는 더욱 커졌다. 국내 스타 선수들이 등장할 땐 흥분지수는 더욱 높아졌다. 특히 박성현·전인지·이소미·김세영·윤이나·고진영·이민지·김효주 등 평소 TV 속에서나 볼법한 선수들이 등장할 땐 그야말로 웬만한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응원 열기가 뜨거워졌다.
"예쁘다, 멋있다"란 이름 모를 갤러리들의 칭찬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가벼운 눈인사를 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소리 나는 곳을 향해 직접 고개 숙여 인사하는 선수도 있었다. 긴장감 속에 치러지는 대회이지만, 나름 선수들의 '끼'를 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일부 갤러리들은 평소 팬이었던 선수들에게 전달할 응원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제작해 현장에서 펼쳐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이 연습 샷을 하는 동안엔 휴대폰 속 사진 촬영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웬만한 사진작가들의 열정과는 비교조차 하기 힘들 정도였다.
예의가 중요한 골프대회인 만큼, 갤러리들은 철저하게 골프장 매너를 지키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선수들이 티샷을 준비하면 일제히 숨소리를 죽여가며, 선수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샷이 종료되고 공이 하늘을 향해 날아갈 땐 '와~'하는 소리와 함께 '나이스 샷'이란 감탄사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1번 홀 마지막 조(김효주, 브룩핸더슨, 유해란 선수)가 들어선 오전 11시 12분께 갤러리 수가 약 200~300명 이상까지 늘어나 있었고, 계속해서 갤러리들의 입장은 이어졌다. 흐릴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꽤 햇볕이 따가웠지만, 대회 현장은 그야말로 문전성시가 따로 없었다.
선수들의 선전과 이를 응원하는 갤러리들의 환상의 콜라보와 달리 정작 행사장 내부의 상황은 그리 원활하진 않았다.
대회 운영사 측은 선수들과 방문객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벨트 차단봉·통제선(안전 가이드라인) 등 시설물로 임시통행로를 만들어 운영 중이었다. 통행로를 중심으로 대회 주최사인 BMW 차량 전시장, 간식 코너, 전라남도·해남군 홍보 부스 등 서브 행사장이 서로 어지럽게 이어져 있었다.
이동 동선 자체가 매우 협소해 마치 미로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행사장에 통상적으로 배치된 안내 책자는 물론 코스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 같은 기본적인 시설조차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았다.
처음 현장을 찾는 이들에게 혼란을 주기 충분했다. 간이 화장실도 별도 배치됐지만 한꺼번에 많은 방문객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모자라 보였다. 이미 일부 화장실칸은 소변 등이 지저분하게 흩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부실한 행사 운영 시스템 덕(?)에 당장 식사하기 위해 식당을 찾아 이곳저곳 배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평소 골프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식사 등을 하는 클럽하우스의 경우, 선수들 이외엔 사실상 이용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사전에 전혀 공지되지 않은 내용이다.
행사 관계자에게 행사장 동선 및 정보 등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을 문의하자 "직접 행사 주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터넷 사용이 편한 젊은 층들엔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만, 고령자들에겐 꽤 불편한 방식이다.
이번 대회 기간 약 5~6만여명이 방문할 것을 예측되는 상황. 세계적 골프대회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행사 주최 측의 배려가 너무 없다"는 쓴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목포에서 왔다는 한 방문객은 "골프를 좋아해서 국내외 대회를 자주 다닌다"라며 "이번 해남대회는 단순히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진행하는 차원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 전남이란 지역을 홍보하고, 세계에 알리는 소통창구란 인식이 있어야 한다. 공짜로 보는 대회도 많은데, 이번 대회는 입장료도 만만치 않은데, 기본적인 기반 시설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이와 관련 대회 한 관계자는 "대회 준비를 위해 나름 꼼꼼하게 동선을 구성하고, 행사 요원들을 배치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