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단 정합성"…해외 거점 신중론 꺾지 않는 삼성바이오
비용·품질 경쟁력 모두 국내서 유리 판단
관세 등 대외 리스크에도 실적·수주 청신호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close 증권정보 207940 KOSPI 현재가 1,449,000 전일대비 39,000 등락률 +2.77% 거래량 75,777 전일가 1,410,0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7800선 회복 '문건 유출' 비판하던 삼성바이오 노조위원장, 내부 문건 유출로 고발 삼성바이오로직스, 美 '2026 PEGS 보스턴' 참가 는 '국내 단일 거점'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론자·후지필름·베링거인겔하임 등 경쟁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이 유럽·미국 등 다수 생산거점을 앞세운 전략과 다른 행보다. 관세 변수와 리쇼어링(제조 회귀)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외 거점은 검토 중"이라는 신중론을 거두지 않는다. 배경에는 '비용'과 '품질'이라는 두 축이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후지필름은 덴마크·미국 등 4곳에 대형 설비를 증설 중이고, 론자는 4곳, 베링거인겔하임도 북미·유럽을 축으로 4곳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거점을 축소하고 있지만 총 5곳의 글로벌 거점을 가지고 있다.
경쟁사들이 다수 거점 전략을 구사하는 건 결국 비용 문제와 연결된다. 관세와 현지 생산 지원 정책으로 생산 비용을 더 효율적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다수 거점 확보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텍사스 등 특정 지역에 투자가 몰리면서 건설·설비 단가 인상과 인력난이 동반 심화되고, 공정 일관성 저하·품질 편차 리스크도 커진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2025' 현장에서 "미국은 한국 대비 생산비용이 70% 이상"이라며 "관세와 수입규정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 정책이 어떤 수준으로 수렴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의미 있는 결정을 위해선 시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장 건설비와 인건비가 동반 상승한 데다, 현지 고용시장의 높은 이직률까지 감안하면, 단기간에 대규모 해외 캐파를 더하는 선택이 오히려 가격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지점에서 '속도보다 정합성'을 택했다. "고객이 관세 부담을 호소하면 지원 방안을 같이 찾겠지만, 해외 투자는 비용·품질·시기 3요건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실적은 청신호를 켜고 있다. 회사는 올해 연매출 성장 전망치(가이던스)를 기존 20~25%에서 25~30%로 상향 제시했다. 올해 매출은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CDMO 본질을 감안한 '품질 우선' 원칙도 전략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항체의약품의 가격이 100만원이라면 원료의약품 가격은 10만원 내지 20만원 가량이다. 단가는 낮지만 환자에 투여되는 최종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원료다. 따라서 현지 거점이 있다고 해도 공정 동등성, 공급 안정성, 품질 지표가 담보되지 않으면 고객·규제기관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원가 5만~10만원을 아끼겠다고 100만원짜리 제품의 품질 자체를 뒤흔드는 선택을 하기 힘든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위해 설계·설비·운영 표준을 일체화한 신규 CMO서비스 '엑설런스(ExellenS)' 체계를 전면에 세웠다. 어느 공장에서 만들어도 동일하게 승인받고, 동일한 속도로 기술이전과 생산이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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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생태계 관점도 변수다. 대규모 생산 일자리와 고급 제조기술을 해외로 이전하면 국내 밸류체인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존림 사장은 "국내 정책, 그룹 기조 등을 종합 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오 재팬 현장에서 만난 CDMO 경쟁기업들도 삼성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였다. 니콜 장 리원 후지필름 상업개발부 디렉터는"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발빠른 결정과 실행력은 CDMO 업계를 놀라게 한다.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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