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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알래스카 LNG, 韓협상력 보여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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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알래스카 LNG, 韓협상력 보여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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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가 이달 말 한국에 올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참여를 압박하고 있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남부로 보내 액화시키기 위한 인프라를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업을 성공시켜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강화하고자 한다. 러시아와 중동산 에너지를 견제하고 유럽과 아시아가 미국산 LNG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알래스카 LNG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공략하기 위해 중요하다.

사업이 성공했을 때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LNG 운송 기간이 대폭 줄어 물류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에너지 도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미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해야 하고 알래스카의 혹독한 기후도 극복해야 한다. 완공까지 무려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조차 경제성 문제로 개발을 포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참여 제안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만약 한국이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면 이 프로젝트가 가진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특히 강조해야 한다. 실패 위험이 이미 드러난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미국이라는 동맹과의 관계를 고려해 큰 불확실성을 감수하겠다는 신뢰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 프로젝트 참여 조건 협상 시 한국에 유리한 무역 조건을 가져오는 등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미 간 에너지 협력을 일종의 지렛대로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업 참여를 결정하기 전에 알래스카 LNG 개발의 경제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나아가 한국은 무역 갈등 최소화, 산업 경쟁력 강화, 외교적 입지 확보 등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미국 정부가 한국을 '민감 국가' 목록에 올린 상황에서 알래스카 LNG 개발이라는 협상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미국의 '코리아 패싱'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LNG 개발 '초대장'은 결코 단순한 사업 제안이 아니다. 미국도 에너지 패권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미국과 구체적인 '딜'을 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의 협상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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