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주만에 휘발유 소폭 내림세
광주는 작년 10월부터 꾸준히 올라
일부 저렴한 주유소로 차량 몰려
소비 심리 위축에 경영난 악순환
"기름값이 계속 오르면서 차를 타는 것도 부담이 됩니다. 한 푼이라도 저렴한 곳에서 주유하기 위해 멀리서라도 찾아왔죠."
1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대원주유소.
이 주유소의 휘발유 리터(ℓ)당 가격은 1,675원으로 서구를 포함한 광주 지역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경유 가격은 리터당 1,498원으로 이날 기준 광주에서 가장 저렴했다.
이로 인해 이곳은 시민들이 하루 평균 3,000여건 이상 주유를 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기름을 넣으러 방문한다. 이날도 마찬가지 17주 만에 국내 휘발유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주유하기 위한 차량 행렬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주유기 10여대는 차량 수십 대의 대기 줄이 늘어섰고, 한 차량이 주유를 마치면 금세 다른 차량으로 채워졌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주유 건수는 1,300여건에 달하는 등 기름값 절약을 위해 많은 차량이 붐비고 있었다.
특히, 전국 기준으론 휘발유 가격이 하락했으나, 광주지역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주유하기 위해 '원정 주유'에 나서는 모양새였다.
남구에 거주한다는 박모(49) 씨는 "일주일에 기름값으로 3만~5만원을 쓰는데 10원 차이가 쌓이다 보면 크다 보니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게 된다"며 "같은 가격으로도 매주 기름을 채우는 양이 다르니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지속적인 유가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기름값이 부담돼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46) 씨는 "다른 주유소에 비해 리터당 많게는 100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다 보니, 근처에 올 일이 생기면 주유를 하곤 한다"며 "기름값이 꾸준히 계속 오르면서 웬만해선 차량보단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환율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지속해서 가격이 상승했던 국내 휘발유 가격이 17주 만에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첫째 주(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733.06원으로 지난주보다 0.04원 내렸다. 경유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은 1,597.73원으로 리터당 1.1원 올랐으나, 상승 폭은 지난주의 11.3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면, 광주지역 2월 첫째 주 휘발윳값은 1,718.93원으로 전국에 비해 낮은 수치지만, 지난해 10월 둘째 주(1,560.48원)부터 17주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지역 주유 업계들은 꾸준히 유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들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등 원정 주유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소비심리 위축 등 경제가 악화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마진이 얼마 남지 않더라도 단골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가 안 좋은 탓인지 점점 주유소를 찾는 이들도 감소하고 있다"며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시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큰 폭으로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당장 체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