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우크라전 통해 정확도 크게 향상"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한 북한산 탄도미사일의 정확도가 이전보다 크게 향상됐다고 복수의 우크라이나의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3㎞에 그쳤던 북한산 탄도미사일의 정확도가 최근 몇주 동안 50~100ｍ까지 향상됐다고 우크라이나의 고위 소식통들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공습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로이터연합뉴스

이 분야에 정통한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실전에서 미사일 기술을 시험하며 성능을 개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발전해왔지만 그간 신무기를 실제 전장에 투입해본 적이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미사일 폭발 현장 조사를 통해 목표물 추정 대상과 실제 북한 미사일이 떨어진 위치를 비교해 정확도를 분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격 대상과 발사 장소·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무기가 몇 달간 부정확하게 발사된 뒤 갑자기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미사일 잔해 분석 결과 설계 변경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개선된 항법 시스템이나 조향 장치가 장착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더 나은 표적 정보를 얻었거나, 러시아가 북한에 새로운 유도 시스템 등을 제공하거나, 북한이 전쟁에서 획득한 데이터 분석과 경험을 통해 기술을 개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고객인 러시아군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면서 미사일의 정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한반도와 국제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23년 말부터 북한산 단거리 탄도미사일 K-23, K-23A, K-24를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타격해왔다.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100발을 발사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