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뇌·간·신장 조직 미세플라스틱 분석
2016년 샘플에 비해 2024년 농도 급상승
뇌에 많이 쌓여…치매 환자 농도는 더 높아
미세플라스틱이 환경뿐 아니라 인체에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조선비즈는 "미국 뉴멕시코대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은 인간의 뇌와 간, 신장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를 앞둔 지난해 11월 23일 부산 해운대구 올림픽공원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플라스틱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조형물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연구에서는 지난 2016년과 2024년 부검을 통해 얻은 인간의 뇌(전두엽), 간, 신장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했다. 검출된 주요 미세플라스틱 성분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염화비닐(PVC), 스타이렌-부타디엔 고무(SBR)였다. 특히 뇌 조직에서는 폴리에틸렌의 비율이 75% 이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6년 간과 신장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서로 비슷했지만, 뇌 조직에서는 훨씬 높은 농도로 축적됐다. 2024년에도 간과 신장보다 뇌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크게 높았다.
미세플라스틱 농도 자체도 2016년 샘플보다 2024년 샘플이 훨씬 높았으며, 뇌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2016년 샘플 대비 50% 증가했다. 연구진은 “환경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증가하면서 체내 축적량도 늘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 12명의 뇌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분포를 조사했다. 그 결과 치매 환자의 뇌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7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뇌혈관 벽과 면역세포에 집중적으로 축적됐다”며 “미세플라스틱이 신경 염증이나 혈액-뇌 장벽(BBB) 손상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치매나 기타 신경질환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유입 경로와 뇌 내 축적 메커니즘, 제거와 배출 과정 등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다양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장기적인 연구도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1㎚(나노미터, 10억 분의 1m)에서 500㎛(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에 이르는 초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전 세계 환경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지난 50년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지난 1970년부터 2020년까지 남해 연안인 마산만과 진해만의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2000년대 이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종류도 2종에서 20종으로 늘어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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