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이 지난해 4분기 22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여파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신규 공장 초기 양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일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적자 2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적자전환했다. 연간 매출은 25조6196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24.1% 늘었고, 영업이익은 5754억원으로 73.4% 감소했다.
美 세액공제 제외하면 6028억 적자…내년 배터리 시장 20% 중후반대 성장 전망
LG에너지솔루션 측이 밝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Tax Credit) 금액은 3773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4분기 영업적자는 6028억원까지 증가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실적 설명회를 통해 "한 해 동안 북미 지역 판매는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유럽 시장 역성장, 메탈 가격 약세에 따른 판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사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의 경우 가동률 저하와 신규 공장 초기 양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전년 대비 73%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와 관련해 회사 측은 용량 기준 20% 중후반대의 성장을 전망했다. 전기차(EV) 시장의 경우 당분간 일시적 수요 둔화는 지속되고, 보조금 정책 변경 등 소비자 심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정책 변화도 예상되지만 반대로 주요국 내 ‘선진입 효과’가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심화되면서 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선제적으로 시장을 개척해 온 기업들이 큰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에너지정장장치(ESS)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관측했다. 주요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 기조 강화로 권역별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AI 기술 고도화로 데이터센터 확산이 가속화되어 ESS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내년부터 미국이 중국산 ESS 배터리에 대한 수입 관세를 상향 조정할 예정으로 북미 현지 수요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 '선택과 집중' 전략…기존공장 활용↑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변동성 선제적 대응 ▲펀더멘털 경쟁력 강화 등 장?단기 중점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 선제적 대응에 집중한다. 생산능력(CAPA) 확대는 보수적인 예측에 기반해 유연하게 조절하고 생산시설 투자(Capex) 또한 필수적인 투자 외 시급성이 낮은 투자의 집행 시기는 이연시켜 재무 건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존 공장도 최대한 활용해 나간다. 유럽 공장의 운휴라인은 지난해 수주한 LFP 및 고전압 미드니켈(Mid-Ni)과 같은 신규 조성(Chemistry) 제품 양산에 활용하고, 중국 공장 또한 원통형 등 표준화 제품의 신규 판매처를 확대해 가동률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 경쟁력 강화 활동도 지속한다. EV 사업에서는 프리미엄 하이니켈(High-Ni) 부터 고전압 미드니켈 및 LFP 등 중저가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ESS 사업에서도 고용량 LFP 셀과 SI 역량을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염가 소재 기술 개발과 핵심 원재료 공급망 지분 투자 등 근본적인 재료비 절감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 또한 미래기술 준비와 사업 다각화도 차질 없이 준비한다. 건식전극 기술은 올해 오창 파일럿 라인에서 양산성을 확보할 예정이며,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도 연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내년 매출은 5~10%의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메탈 가격 하향 안정화로 배터리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나 스텔란티스 JV? 혼다 JV 등 신규 공장가동과 46시리즈 등 고부가가치 신제품 출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생산시설 투자는 신증설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 거점 활용도를 높여 전년 대비 20~30% 축소해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 IRA 세액공제 수혜 규모는 등 북미 신거점 가동 시작 등에 따라 전년 대비 40% 증가한 45~50GWh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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