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지표 강세로 금리 인하 전망 후퇴
미 국채 10년물 금리 4.7%대…달러도 상승
15일 공개될 지난해 12월 CPI 주목
국제유가, 美 러시아 제재로 5개월來 최고치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3일(현지시간) 장 초반 혼조세다. 지난주 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을 넘어서는 강세를 나타내자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국채 금리는 4.7%를 훌쩍 넘어섰고 미 달러화 가치도 뛰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41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04% 오른 4만1957.18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86% 내린 5776.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6% 급락한 1만8844.35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 고용지표 강세가 증시를 짓눌렀다. 미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5만6000건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16만4000건)는 물론 전월 수치(21만2000건)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같은 해 11월 4.2%에서 4.1%로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실업률이 4.2%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락했다.
미국 노동시장이 견조하다는 건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Fed의 1분기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일주일 전 40.1%에서 현재 21.6%로 반토막 났다.
월가 투자은행(IB)들의 금리 인하 전망도 후퇴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바클레이스는 고용지표 발표 후 Fed의 올해 첫 금리 인하 시점을 1분기에서 2분기로 연기했다. 연내 금리 인하 전망 횟수를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종전 3회에서 2회, 바클레이스는 2회에서 1회로 줄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기존 2회 인하 전망을 수정해 Fed가 연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고용지표 강세로 최근 가파르게 치솟던 채권 금리가 급등하며 증시를 더욱 압박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4.76%,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39%를 기록 중이다. 각각 4.5%, 4.2% 선이었던 연초 대비 크게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45% 오른 109.49를 기록 중이다.
노던 트러스트의 캐서린 닉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끈적해지면서 채권 수익률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며 "주식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이번 주 공개될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의 정책이 초래하는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Fed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14일에는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오는 15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와 함께 주요 지표인 CPI는 지난달 2.9% 올라 직전월 수치(2.7%)를 상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기대 인플레이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번 주에는 4분기 기업 실적 발표도 본격 시작된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은 오는 15일에 실적을 내놓고 모건스탠리, BoA 등은 16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하락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는 3.69% 내림세다. 테슬라는 2.5% 하락하고 있다. 퇴임을 일주일 여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 약 20개를 제외하고 중국, 러시아 등에 미국산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한다는 소식에 반도체주도 급락 중이다. 엔비디아는3.58% 떨어지고 있고 마이크론은 5.81% 내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상승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0.94달러(1.2%) 오른 배럴당 77.51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71달러(0.9%) 상승한 배럴당 80.47달러에 거래되는 중이다. 모두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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