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프리덤' 작전 4일부터 시작
이란 역제안 거절 후 선박 탈출 계획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을 구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해방 프로젝트)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새로운 종전안을 거부하면서 해협에 갇힌 2000여척의 다국적 선박들을 구출하겠다고 밝혔다. 교착인 이란전쟁에서 해협 통제권을 더욱 강화하고, 외교적으로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승부수로 분석된다. 다만 이를 방해할 경우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면서 이란과의 휴전 협상을 유지하면서도 군사적 압박을 지속할 명분을 남겼다. 이란 측은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겠다"고 응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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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4일부터 '프리덤 프로젝트'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전 세계 여러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을 빼낼 수 있도록 미국에 도움을 요청해왔다"며 "프로젝트 프리덤은 중동 시각으로 월요일 아침(한국 시간 4일 오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국가와 선박이 "현재 중동에서 나타나는 폭력적인 분쟁과는 대부분 관련이 없다"며 "그들은 단지 중립적이고 무고한 구경꾼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 중동, 미국을 위해 선박들을 이 제한된 수로(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하게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자유롭고 원활하게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계획에는 미군의 선박 호위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각 국 정부와 보험회사 혹은 해운 단체들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이동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이란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업용 선박의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4일 프로젝트 프리덤에 대한 지원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유도 미사일이 탑재된 구축함, 100대 이상의 육상·해상 기반 항공기, 무인 플랫폼 및 1만5천명의 병력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호르무즈에 갇힌 선박들을 빼내면 이란이 가진 해협 봉쇄의 영향력은 약해지게 된다. 미국이 이란 선박에 대한 해협 역봉쇄를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미국의 해협 통제 권한은 더욱 강해지게 된다. 해협에 갇힌 원유가 국제시장에 풀리게 되면 유가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측면을 강조한 만큼 이란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킬 수도 있다. 그는 "이번 선박 이동은 전적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들, 기업들, 그리고 국가를 해방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들은 상황의 희생자일 뿐"이라며 "이것은 미국과 중동 국가들, 특히 이란을 대표하는 인도주의적 조치"라고 말했다.

위태로워진 휴전

이란의 역제안 거부한 트럼프…호르무즈 ‘탈출 작전’ 돌입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그는 "이것이 지난 몇 달 동안 치열하게 싸워온 모든 이들을 대신해 선의를 보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인도주의적 과정이 방해를 받는다면 그 행위는 강력하게 대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명분이 훼손될 경우, 그러니까 이란이 사실상 '인질'로 잡고 있는 상선들이 해협을 빠져나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경우 교전도 가능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사회의 관심은 이란이 대미 지렛대 약화를 감수한 채 갇힌 선박들의 항로를 열지, 반대로 저항에 나설지 여부에 쏠렸다. 만 2개월을 훌쩍 넘긴 이란전쟁이 협상 국면으로 돌아갈지, 교전 재개의 방향으로 빠져들지를 가를 중요한 갈림길에 선 것이다.


일단 이란 고위 당국자는 이번 계획이 휴전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은 이날 엑스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해상 질서에 대한 미국의 어떠한 개입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은 트럼프의 망상적인 (SNS) 게시물에 의해 관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새로운 종전 협상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후 나온 작전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칸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의 새 협상안과 관련해 "이런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것을 검토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란 종전안 거부 후 즉각 발표

프로젝트 프리덤은 미국이 이란의 새로운 종전 협상안에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힌 뒤 나왔다.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새로운 승부수로 판 흔들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미국 내 반전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칸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의 새 협상안과 관련해 "이런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것을 검토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란은 미국이 종전안을 제시하자 14개 항목의 수정된 내용을 역제안했다. 이란의 새 협상안은 '선(先) 해협 봉쇄 해제, 후(後) 핵 협상'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한 미국의 답변은 이미 이란에 전달됐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받은 미국의 의견을 검토 중이며, 검토를 마치면 이란의 답변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 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판센터의 선임연구원인 케네스 카르마는 "핵 문제에 대한 양측의 이견은 여전히 크지만, 좁혀질 수 있다"며 "문제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매우 불신하고, 역봉쇄가 해제될 때까지 본격적인 논의에 나서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해협 장악을 깨뜨려야 한다. 바로 그 부분이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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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은 공화당 내에서도 퍼지고 있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추진하는 전쟁 중단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콜린스 의원은 여론조사상 현재 재선이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 입장을 바꾼 배경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커티스(유타) 상원의원은 "무력 사용 후 60일 이후에는 의회의 공식 승인이 없다면 군사 행동이 축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ABC뉴스, 여론조사기업 입소스와 지난달 24∼28일 미국 성인 2560명을 조사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0%p)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월(39%)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2%로 1·2기 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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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란 전쟁 비용이 2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행정부 셧다운의 쟁점이었던 오바마케어 보조금 확대 비용과 비슷한 규모라고 뉴욕타임즈(NYT)는 지적했다. 퀸시책임국가전략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는 "이란 항구 봉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백악관의 예상을 넘어섰으며, 미국에 미치는 광범위한 전략적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밝혔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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