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도 학원가는 '불티'…쉬는 날 정작 못 쉬는 아이들
목동·대치 등 일부 학원 정상 운영
연휴 특강 홍보도 이어져
아동 행복지수는 45.3점에 그쳐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도 일부 초등학생 대상 학원들이 정상 수업이나 특강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정공휴일인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이 올바르고 슬기롭게 자라도록 하고 어린이에 대한 애호 사상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날이지만, 학원가에서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업 일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울 목동과 대치동 등 주요 학원가의 일부 초중고 대상 수학·영어 학원은 어린이날에도 해당 요일 정규수업을 그대로 진행하거나 연휴 기간 특별강의를 운영한다고 안내했다. 포털과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도 어린이날 및 연휴 기간 수업 여부를 묻는 글과 특강 홍보 게시물이 잇따랐다. 일부 학원은 연휴를 학습 공백이 아닌 '실력 향상 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를 내걸고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 휴일이 길어지면 진도 조정이나 보충수업이 필요해지는 만큼, 차라리 정규수업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설명도 나온다.
사교육 참여율 80%…초등생 월평균 사교육비 44만 2000원
어린이날 학원 수업은 한국 사회의 높은 사교육 의존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 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80.0%, 주당 참여 시간은 7.6시간으로 집계됐다.
어린이날 학원 수업은 한국 사회의 높은 사교육 의존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 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초등학생의 사교육 부담도 커졌다. 전체 초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2천원으로 전년보다 11.1% 늘었고, 사교육 참여 초등학생 기준으로는 월평균 50만 4000원이었다. 사교육이 입시를 앞둔 중고등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초동 단계부터 일상화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학원가에서는 학습 연속성과 진도 관리를 이유로 공휴일 수업을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수학·영어 등 주요 교과 학원은 정규 커리큘럼이 촘촘하게 짜여 있어 하루 수업을 쉬면 이후 보충수업이나 진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학부모 사이에 퍼져 있다.
"어린이날만큼은 쉬어야" 아이들 키만큼 낮은 아동 행복 지수
아동의 휴식권을 우려하는 통계도 잇따르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2024 아동행복지수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초중고교생의 행복 지수는 100점 만점에 45.3점이었다. 조사 대상 학생의 65.1%는 학교 수업을 제외한 공부에 권장 수준을 넘겨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수업을 제외하고 학원, 학습지,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공부하는 시간은 초등학교 저학년 평균 2시간 17분, 초등학교 고학년 평균 2시간 47분이었다. 중학생은 3시간 12분, 고등학생은 3시간 33분으로 모든 학령에서 권장 시간을 넘어섰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 아동의 삶의 질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UNICEF) 아동연구조사기관인 이노첸티연구소가 2025년 발표한 '예측 불가능한 세계, 아동의 건강' 보고서에서 한국은 OECD·EU 국가를 대상으로 한 아동 웰빙 종합 순위에서 36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학업·기술 역량 부문에서는 상위권에 속하지만, 정신건강 부문에서는 하위권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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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어린이날이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라 아동의 권리와 휴식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인 만큼, 최소한 이날만큼은 학습 부담에서 벗어나 놀고 쉴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학습 결손을 우려하는 사회 분위기와 사교육 경쟁이 맞물리면서 어린이날조차 '공부하는 날'이 되는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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