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WSJ 인터뷰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다. '국민의 힘' 당이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향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시 여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과 관련해 "물은 한계선을 넘으면 빠르게 넘친다. 죽지 않고 함께 살기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서울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집권하는 한 12·3 비상계엄 사태가 재연될 위험이 있다면서 "그를 탄핵하고 정상적인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질서 있는 윤 대통령 조기 퇴진’을 주장한 것을 두고는 "제2의 내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는 위헌이며 형사 처벌을 받을 만하다"면서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이 선출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체로 보이콧하며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14일 두 번째 탄핵소추안 본회의 상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탄핵안 통과를 위해서는 8표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물이 한계까지 차오르면 빠르게 흘러내린다는 점에 빗대며 여당 의원들이 "죽기보다 함께 살기를 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회 총의석수는 300석으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192석을 차지하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해서는 3분의2인 20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이날 이 대표의 발언은 결국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탄핵안 표결 및 여당 의원들의 퇴장 직전 투표가 진행됐던 김건희 특별법에서도 6명의 이탈표가 확인됐었다.
WSJ는 여론조사를 인용해 윤 대통령 탄핵 또는 퇴진 시 실시되는 한국의 조기 대선에서 이 대표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짚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을 '극단적으로 당파적(hyperpartisan)'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내가 '한국의 트럼프'같다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WSJ는 이 대표가 과거 보편적 기본소득 등과 같은 진보적 공약으로 인해 '한국의 버니 샌더스'라고 불렸으나, 최근에는 사법리스크, 열정적인 지지층,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존재감 등을 이유로 이러한 비교가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계속 끌려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에 군을 파병한 후 한국이 대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을 가리킨다. 다만 이 대표는 이러한 지원이 국가안보위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중국 관계에 대해서도 불필요하게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명시적 목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재회담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 등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을 시도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1기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발언을 남겼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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