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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해리 포터'를 찾아라[동력은 이야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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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 부호로 이끈 블룸스베리 등 조력자들
콘진원,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로 작가 발굴
225편 K-콘텐츠 사업화…작가 243명 배출
'태양의 후예', '올빼미', '레드슈즈' 등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작가는 조앤 롤링이다. '해리 포터'로 문학은 물론 영화, 테마공원 등 각종 분야에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뒀다. 일곱 권으로 구성된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5억 부 이상 팔렸다. 롤링은 약 15%의 로열티를 받는다. '해리 포터'는 영화로도 여덟 편 제작됐다. 롤링의 지분은 10% 안팎으로 전해진다. 그는 테마공원, 인터넷 등으로도 수입을 올려 막대한 부를 쌓았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2021년 롤링의 재산이 8억2000만 파운드(1조4876억 원)라고 추정했다.


영화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스틸 컷

영화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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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집에서 중고 타자기를 구해 원고를 쓸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해리 포터'는 아동문학을 취급하지 않던 크리스토퍼 리틀 리터러리 에이전시에서 손을 내밀어 겨우 빛을 볼 수 있었다. 애초 돌려보낼 원고로 분류됐으나 크리스토퍼 리틀의 비서인 브리오니 이븐스가 씌워진 검정 커버에 이끌려 정독하기 시작했다. 재미를 느껴 전체 원고를 요청했고, 통상적 조건으로 계약을 제의했다.

롤링은 출판사를 구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펭귄, 트랜스월드, 하퍼콜린스 같은 쟁쟁한 회사들로부터 원고를 거절당했다. 그는 열두 번의 거절을 딛고 블룸스베리와 계약했다. 약소한 선인세(6500달러·925만 원)를 받고 이름 대신 필명(J.K. 롤링)으로 대중에 다가갔다. 남자아이들이 여류 작가가 쓴 책을 읽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블룸스베리의 권유가 있었다.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집필 이후 허름한 아파트에서 정부 생활보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싱글맘' 조앤 롤링은 인생을 마술처럼 역전시켰다(사진=블룸버그뉴스).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집필 이후 허름한 아파트에서 정부 생활보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싱글맘' 조앤 롤링은 인생을 마술처럼 역전시켰다(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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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발굴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좋은 파트너가 필요하다. 광고, 마케팅, 판촉, 콘테스트, 스폰서 계약, 머천다이징, 전시 등을 지원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하거나 지원이 열악한 경우가 태반이다. 담당자의 선구안이 부족해 빛도 보지 못한 채 사장되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폐단을 막기 위해 2009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전'을 개최한다. 콘텐츠 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사업화를 지원한다. 심사 대상은 작품의 형식, 주제, 내용, 전개 등을 요약한 문서인 트리트먼트. 예심과 본심에서 독창성, 완성도, 시장성을 심사한다. 최종 심의에서 다양한 분야로 사업화될 가능성을 검토해 수상작을 선별한다.

올해 지원작은 역대 최다인 2500편이었다. 2020년 1398편의 두 배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432편이 늘었다. 콘진원 관계자는 "그동안 K-콘텐츠의 원석이 된 이야기를 225편 발굴하고, 빛나는 아이디어와 필력을 갖춘 작가 243명을 배출해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상작 가운데 일흔아홉 편은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스무 편은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에 진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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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성공한 작품은 2011년 우수상을 받은 김원석 작가의 '국경 없는 의사회.' 2016년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만들어져 최고 시청률 38.8%를 기록했다. 중국 아이치이에서도 동시 방영돼 20억 뷰를 돌파했다. 대만, 필리핀, 베트남에서 리메이크도 됐다. 김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 '맨투맨(2017)', '법쩐(2023)' 등 다양한 극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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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우수상 수상작인 김보현 작가의 '올빼미 소년'도 성공적인 사업화로 구분된다. 2022년 영화 '올빼미'로 제작돼 극장 관객 332만 명을 동원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3관왕(남우주연상·신인감독상·촬영상), 황금촬영상 6관왕(최우수작품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감독상·촬영상·조명상) 등으로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한한령을 뚫고 중국 제작사와 리메이크 판권 계약도 맺었다. 김 작가는 제작사 글앤그림미디어에서 '가장 나쁜 일(2022)',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2017)' 등을 출간하며 왕성하게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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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상을 받은 로커스(김형순 대표)의 '일곱 난장이'는 애니메이션 영화, 모바일 게임, 애니메이션 아트북 등으로 개발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애니메이션 영화 '레드 슈즈(2019)'는 스페인에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애플TV 패밀리·키즈 부문에서 가장 많이 재생되는 등 한국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알렸다. 완성도 또한 인정받아 미국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1차 후보 등에 이름을 올렸다.


콘진원 관계자는 "그동안 수상한 작품의 42.3%가 사업화가 진행됐거나 완료됐다"며 "분야로 구분하면 출판(웹소설·e북 포함), 드라마, 영화 순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전 초기에는 성과가 저조했으나 2013~2017년에는 연평균 다섯 편 내외, 2018년부터 현재까지는 연평균 여덟 편 정도가 사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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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의 74%(180명)는 현재 작가로 활동한다. 절반이 넘는 53%는 영상 분야에서 일한다. 그 뒤는 출판(33%), 애니메이션·만화(이상 6%), 공연(2%) 순이다.


왕성한 활동과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화에 응모자들의 목적은 달라지고 있다. 2018년까지는 '상금'이 32%로 가장 많았다. '매칭 기회'는 19%, '공모전 위상'은 17%에 머물렀다. 최근 5년 동안 집계한 결과는 다르다. '매칭 기회'가 27%로 가장 많다. 그 뒤는 '공모전 위상(22%)', '상금(21%)', '다양한 후속 지원(12%)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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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진원 관계자는 "2019년부터 수상작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미팅을 본격화해 응모 목적이 바뀐 듯하다"며 "'국경 없는 의사회', '일곱 난장이', '올빼미 소년'뿐만 아니라 '궁극의 아이(동명 소설·웹툰)', '조선 정신과 심의 유세풍(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북의(동명 소설·드라마 '닥터 이방인'), '도둑맞은 책(동명 웹툰·공연·소설)' 등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화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분야와 장르를 포괄하는 유일한 정부 포상 공모인 만큼 더 많은 사업화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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