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기존의 행정예산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지역 특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관련 스타트업·인재를 전국 단위로 유입해야 한다는 투자업계 진단이 나왔다.
22일 국내 주요 액셀러레이터(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스타트업 투자로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법'을 주제로 '딥블루챗' 간담회를 열어 스타트업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 사례 및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공유했다. 딥블루챗은 블루포인트의 투자 전략 및 포트폴리오사 소개를 위해 마련한 자리로, 블루포인트가 투자 관련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승규 블랭크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열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딥블루챗'을 통해 사업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이날 간담회에서 이미영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컴퍼니빌딩그룹장은 지역과 산업에 대한 '개방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영 그룹장은 "그간의 예산 중심 투자는 비슷한 내용의 축제를 양산하는 '붕어빵식 기획',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방문객 수가 적은 '저효율 프로젝트' 등 문제를 보였다"며 "지자체는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시너지를 만들기보다, 지역 상징물 건립 등에 더 많은 예산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단순한 정책적·상업적 접근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지역에서 시장을 만들어내고 그 시장을 통해 성장할 동력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다"며 "그결과 한 지역 내 자원만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폐쇄적 접근' 대신, 전국 자원을 활용해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개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의 각자도생식 사업계획만으론 외부 기업을 들여올 수 없고,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호주 시카다 이노베이션즈 사례도 소개했다. 이미영 그룹장은 "공업 단지가 쇠퇴하며 도시 자체가 낡아간 곳이었지만, 기존 공장을 기후·에너지, 건강식품·농업, 우주, 첨단산업 등 딥테크 분야의 창업보육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스타트업 육성 공간으로 거듭났다"며 "지난 25년간 350개 이상의 딥테크 벤처가 탄생했고, 1000개 이상 특허와 1조8000억원 이상의 자본금 확보, 수천개 일자리 창출 등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지역과 주민의 수요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빈틈을 채울 수 있다"며 "편의서비스, 여가 서비스, 일자리 등이 채워지면 청년 인구도 유지되고, 더 나아가 외부 인구가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한국관광공사의 협업으로 진행된 'BETTER里'(배터리) 사업의 성과도 공유했다. 배터리는 관광공사가 인구감소 지역의 생활인구 증대를 통해 지역 활력을 끌어올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배터리 사업에 참여한 한옥스테이 전문 브랜드 '프라우들리'의 이동우 대표는 간담회에서 "방치된 한옥을 살리고 보존할 방법으로 한옥스테이를 떠올렸다"며 "지역과 상생해 인구 소멸을 늦추고 지역 보존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빈집 리모델링·임대관리 플랫폼 유휴하우스를 운영하는 '블랭크'의 문승규 대표는 "전국 노후 단독주택은 2022년 통계청 기준 209만호로 추정된다"며 "빈집 소유자의 가장 큰 어려움은 공사 업체 선정, 매물 등록, 계약, 임대료 협의 등 관리가 어렵다는 것인데, 유휴는 이 과정을 지원하고, 빈집 소유자와 입주자를 연결하는 사업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향후 숙박·관광 분야 외에도 지역 산업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할 스타트업 발굴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미영 그룹장은 "최근 새로 주목하는 분야는 '넥스트팜'으로, 지방 농촌 산업과 관련된 여러 기술 스타트업이 모아 하나의 테마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밖에 국내 외국인 노동자 대상 서비스, 이들과 함께 일하는 국내 주민을 위한 서비스 등을 연결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각 지자체와 논의하며 수요를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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