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신설 법인에 인력 배치 안건 의결
구조조정 대상 5700명 중 3780명 고용
노조 "철회해야…16일 오후 본사 집회 예정"
KT 이사회가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구조조정 대상 통신망 관리 인력 5700여명 중 3700여명을 신설 자회사로 고용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같은 결정에 노동조합은 철회를 요구하는 철야농성에 나선다.
김영섭 KT 대표가 10일 서울 중구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AICT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 참석,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배경, 향후계획 및 'AICT 컴퍼니' 를 향한 사업전략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KT OSP와 KT P&M(가칭)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KT는 지분율 100%의 현금 출자 방식으로 KT OSP와 KT P&M을 설립하고 회사의 구조조정 대상인 직원 약 3400명, 약 380명의 인력을 고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는 AICT(AI+ICT)로의 전환을 위한 경영 효율화를 목표로 한다.
구조조정 대상은 선로, 비즈 개통·AS, 전원, 마이크로웨이브 등 현장 인력 약 5700명이다. KT OSP는 기존 업무를 하던 인력의 77%를, KT P&M은 90%를 선발한다. C&R, 법인CRM 업무 인력 170명은 자회사인 KT IS·CS로 이동한다.
특별희망퇴직을 하는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일시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인력 혁신 대상 중 실근속 10년 이상인 경우 전출 후 KT 기본급의 70%를 지급한다. 기본급의 30%의 3분의 2는 정년 잔여기간을 고려해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실근속 10년 미만인 경우 기본급 수준이 낮아 급격한 생활임금 하락이 우려해 기존 기본급 100%를 유지한다.
제1노조인 KT노동조합은 16일 오후 4시 광화문 본사에서 KT 이사회의 결정에 대한 철회를 요청하는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 조합 간부 288명이 참여한다.
전날부터 노조 중앙본부는 철야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부터는 지방 본부에서도 철야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다. KT노조 관계자는 "(16일 집회에서는) 구조조정안 철회를 요청할 것"이라며 "안 자체가 노조와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측과 소통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논평을 통해 "KT 이사회가 강행한 구조조정안 승인은 통신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과거 실패한 구조조정의 역사를 되풀이하는 우려스러운 행보"라고 비판했다. KT새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상자의 95%가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으며, 85%는 이런 인력 변화가 KT 발전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설문에는 591명이 참여했다.
KT 관계자는 "A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해 인력 구조 혁신을 진행하게 됐으며, 강압적인 인력 감축이 아니라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와 인력 재배치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고용 안정성도 고민을 했고 직원 본인 선택 기반의 직무와 인력 재배치를 추진할 것이며, 해당 인력에게는 합리적인 보상이 주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내부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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