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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엔 밸류업…하반기 자본시장 화두는 '상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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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의무 확대-배임죄 폐지' 함께 추진
재계는 소송 남발 우려하며 반대
배임죄 폐지…국회 문턱 넘기 어려워

상반기 자본시장을 주도한 이슈가 밸류 업이었다면 하반기엔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를 담은 상법 개정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법 개정을 언급한 이후 금융투자업계와 학계, 재계에선 상법 개정의 방향성, 개정으로 인한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오는 7월 상법 개정과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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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이 자본시장 이슈로 떠오른 것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 5월 미국 뉴욕 기업설명회(IR)에서 상법 개정 필요성을 발언하고부터다. 이후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가 '자본 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 세미나'를 열어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개정 방향성을 제시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법 제382조3 이사의 충실의무에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포함하는 것이다. 회사와 주주를 구분하지 않고 주주의 이익까지 비례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법에 관련 내용을 못 박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국 증시 저평가의 근본적인 원인이 낙후된 기업 거버넌스에 있기에 상법 개정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밸류업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밸류업이란 상장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올 상반기 자본시장의 최대 화두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발언 이후 금융당국은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자시원·증권학회 세미나에 이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상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오는 20일 '밸류업과 이사 충실 의무'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이 낙후된 기업 거버넌스에 있기에, 자본시장의 제도적 근간과 틀이 되는 상법 개정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밸류업 정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재계는 상법이 개정되면 이사회가 신규 투자를 포함한 의사결정의 리스크를 회피하는 식물 이사회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계는 기업체 모임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경제인협회 주관으로 오는 26일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세미나 주제는 '밸류업 정책 세미나'지만 주요 의제는 상법 개정에 따른 이사 책임 완화, 경영권 방어수단 부재 등 상법 개정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법 개정 내용을 두고 재계와 학계, 금융투자업계 간 이견이 세미나란 형식을 통해 표출되고 있는 셈이다.

상법 개정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인 사이 정작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주주 보호 강화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정부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참고해 7월 중 세미나를 열 계획이었으나 아직 구체적인 개최 일정은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도 상법 개정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전망이다. 당초 이사의 충실 의무 도입과 함께 경영판단의 원칙 완화 정도가 주된 논의의 대상이었는데 이복현 금감원장이 돌연 배임죄 폐지 카드를 꺼내 들면서 상법 개정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부처 간, 금융투자업계와 재계 간 입장 차이가 커 이를 조율해 개정안을 내놓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사의 충실 의무 도입은 의무에 대한 책임을 뒤따르게 하자는 취지로 추진되는 것인데, 배임죄 폐지가 패키지로 추진되면 이사의 충실의무가 도입돼도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배임죄 폐지에 호응할 가능성이 작다"면서 "손해배상소송 등 민사가 작동하는 환경을 조성한 후 배임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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