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부회장, 사내게시판 통해 임직원에 퇴임사
"현 상황 당황스럽고, 스스로 부족함 반성"
새 대표 선임 초읽기, 장녀 전면 등판 가능성
이른바 '남매의 난'으로 경영권을 내려놓게 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임직원 모두에게 감사하고 미안하다"며 퇴임 인사를 전했다. 사내이사진을 새로 꾸린 아워홈은 조만간 신임 대표이사를 선출하고, 회사 매각을 포함한 향후 운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새 진용을 구축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17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퇴임사에서 "회사의 성장, 특히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경영 복귀와 함께 회사 매각을 원하는 주주들과 진정성 있는 협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현 상황이 당황스럽고 안타깝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21년 6월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누구나 다니고 싶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창사 이래 첫 적자를 1년 만에 극복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성과는 임직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줬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다"며 "아워홈이 성장을 멈춘 지난 5년에 대한 회복과 정상화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던 임직원 모두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구 부회장은 또 "흑자 전환과 격려금을 지급할 수 있었던 순간은 대표이사로서 누구보다 행복했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변화한 상황과 환경이 다소 낯설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업무에 임했던 대로 해 준다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일한 직원들의 노력과 성과에 회사가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는 취임 당시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자 한다"며 "임시 주주총회로 인해 늦어진 올해 진급대상자를 발표하고, 경쟁력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새롭게 완비하고 임기를 마친다"고 인사를 전했다.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가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한 회사다. 네 명의 보유 지분 규모는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 구미현씨 19.28%, 차녀 구명진씨 19.60%, 구 부회장 20.67% 등이다.
이들 남매는 2017년부터 7년여간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 4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구미현씨와 남편인 이영열씨가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지난달 임시 주총을 통해 구 전 부회장 측이 상정한 아들 구재모씨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 통과됐다. 구 부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2021년 대표이사에 오른지 3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앞서 구미현씨가 새 대표가 되겠다고 밝힌 만큼 업계에서는 구씨가 대표이사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연합한 구 전 부회장과 구씨 측이 회사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의 신규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회가 아직 열리지 않았으나 구 부회장의 퇴임 메시지가 나온 만큼 남매간 의견 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관측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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