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업회의소(ICC)가 국제중재규칙을 전면 개정한다. 절차를 간소화하고 편의성과 신속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용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함께 도입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ICC는 4월 28일 서울 서소문동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 ICC 한-아세안 국제중재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김·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피터앤김, 법무법인 태평양이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클라우디아 살로몬 ICC 국제중재법원장이 방한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직접 소개했다.
그동안 중재범위(Terms of Reference, TOR)는 분쟁의 쟁점을 특정하기 위한 핵심 절차로 여겨졌다. 다만 최근에는 사건 초기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ICC는 TOR 작성을 의무에서 제외하고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신속절차 등에서 TOR 없이도 중재가 원활히 진행된 점을 반영한 조치다.
중재인의 독립성과 정보공개 기준도 정비됐다. 기존의 엄격한 공개 기준은 유지하되, 이해상충 판단에 필요한 개인·법인 목록과 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단순한 정보 공개만으로 공정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전자적 문서 소통도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는다. 종이 문서 제출 대신 전자 방식의 문서 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당사자의 별도 요청이 없는 한 판정부 서명과 사무국 통보 등 절차도 전자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판정 기한은 사건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하도록 바꿨다. 신속절차 적용 기준 금액은 30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로 상향된다.
당사자 합의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초고속 중재'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기술 분쟁 등 신속한 해결이 필요한 사건을 위한 절차다. 이 제도를 선택하면 주장과 증거를 초기 단계에 집중 제출해야 하고 당사자 추가 병합은 허용되지 않는다. 시간 단축을 위해 당사자들은 이유가 기재되지 않는 판정에 동의해야 할 수도 있다.
비밀유지 원칙도 일부 완화됐다. 기존에는 비밀유지가 기본이었지만, 실무상 예외 필요성이 제기된 점을 반영해 당사자 합의에 따라 범위를 정하도록 했다. 다만 중재인과 판정부, 사무국의 기밀유지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ICC는 6월 1일 발효에 맞춰 주석서와 해설서도 제공할 예정이다. 시행 이후에는 한국어 번역본을 배포하고 관련 교육도 진행할 방침이다. 중재인과 전문가 규칙도 순차적으로 개정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노태악(16기) 전 대법관, 윤병철(사법연수원 16기) ICC Korea 중재위원장, 강준하 법무부 국제법무국장, 윤철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강준하 국장은 환영사를 통해 "국제중재는 기업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고 국가 간의 안정적인 상거래 관계를 뒷받침한다"며 "한국은 지속적으로 국제 분쟁 해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발전시켜 왔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부모님이 1000만원 넣어주셨어요"…역대급 불장에...
김지수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