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보공개 소송 패소…법원 "수사·재판 영향없으면 공개해야"
수사나 재판에 영향이 없다면 검찰이 형사사건 고소인에게 피의자신문조서 등 내부 문건을 제공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주식 사기 피해자 A씨가 서울남부지검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향후 범죄의 예방이나 정보수집 등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곤란하게 하거나 진행 중인 재판의 심리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19년 B사의 허위·과대 광고에 속아 회원비를 내거나 불법 주식투자자문 등으로 손실을 입는 등 피해를 봤다며 B사의 대표이사와 직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소했다. A씨를 비롯한 피해자 일부는 대표이사와 직원들을 상대로 사기 등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2년 9월 대표이사와 직원에 대한 횡령·사기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하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 등은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했다. 서울남부지검도 일부 피의자에 대해서만 약식기소하고 나머지는 불기소처분(혐의없음) 또는 기소중지 결정을 하자 A씨는 같은 해 서울고검에 항고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서울고검에 주민등록번호나 직업 등 인적 사항을 뺀 B사 직원 등의 피의자신문조서·수사보고·변호인 제출 자료 등을 달라고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고검은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비공개 결정했다. 서울고검은 A씨의 항고도 기각한 뒤 사건 기록을 서울남부지검으로 반환했고, A씨는 거듭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비공개 결정을 통보받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공개를 요구하는 자료는 개인의 내밀한 비밀이 포함된 자료가 아니며, 불법행위 피해자로서 권리 구제를 위해 취득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이 사건 정보 중 일부는 진행 중인 형사 재판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고, 수사 기관이 피의사실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어떤 사항에 중점을 두고 수사하는지가 드러나 있다"며 "혐의자들이 이를 이용해 법정 제재를 회피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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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검찰이 들고 있는 비공개 사유는 막연한 우려나 가능성에 불과하다"며 "공개를 요구하는 수사보고나 피의자신문조서는 이미 불기소로 종결된 사건이거나 이미 원고가 보유하고 있는 불기소 결정서에 상당 부분 반영된 자료"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형사사건의 고소인으로서 그 사건의 적정한 처리 여부에 관해 이해관계를 가지므로, 해당 사건의 처리 결과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처리 과정 및 근거와 이유에 관해 확인할 필요성과 알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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