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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굽기, 레어파 vs 웰던파…이제는 살짝파 vs 바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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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무인기기 사용 돕는 쉬운 표현 보고서 발행

'레어 대신 살짝 익히기 사용 어떨까요?'


국립국어원이 일상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이 많은 만큼 무인 기기(키오스크) 사용 때 우리말을 사용하자는 개선안을 5일 내놨다. 키오스크는 은행이나 식당, 휴게소 등에 설치된 단말기를 말한다.

식당 무인 기기의 언어 사용 예시 [사진출처=국립국어원]

식당 무인 기기의 언어 사용 예시 [사진출처=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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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운영되고 있는 무인기기는 2019년 18만9951대, 2021년 21만33대, 2022년 45만4741대로 3년 사이 2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는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데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최근 사용처가 늘고 있으나, 정보 취약 계층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개선안에는 쉬운 언어 예시와 화면 안내 모형 등이 정리돼있다. 고령층이 평소 낯설어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용어, 외국어와 외래어 등을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풀었는데, 각 기기가 사용되는 상황에 맞는 언어 지침과 화면도 제안했다.


스테이크의 굽기 정도를 '레어'(rare), '미디움'(medium), '웰던'(well done) 대신 '살짝 익히기', '적당히 익히기', '바싹 익히기'로 바꾸는 식이다. 재료나 조리법 설명을 추가하거나 그림, 사진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파스타'를 영어로 적기보다는 한글로 표시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소스를 넣고 볶은 이탈리아식 면 요리'라고 설명을 달아두면 고령층도 이해할 수 있다.

은행에서 사용하는 기기의 경우, '명세표 인자' 표현 대신 '명세표 받기' 또는 '명세표 뽑기'로 바꿀 수 있다며 사용자의 관점에서 쉽게 표현할 것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카페 무인기기 [사진출처=연합뉴스]

카페 무인기기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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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선안은 70~80대 고령층 200명을 대상으로 은행과 휴게소식당 등에 있는 무인 기기 사용 현황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낯설고 어려운 용어와 로마자, 외국어와 외래어 사용 등에 대한 언어 개선안과 화면 안내 모형을 마련한 후 이에 대한 수용 여부 조사를 거쳐 최종 결과를 마련했다.


국립국어원은 무인기기에서는 편하고 친숙한 표현을 쓰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투를 사용하고, 한글로 적되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문자를 괄호 안에 병기하는 게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행법에서는 장애인과 고령자가 무인기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맞춤형 편의를 제공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도 디지털 취약계층의 키오스크 사용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키오스크를 모두 교육할 수 없어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하던 상황이다.


앞서 서울시에서는 작년부터 각 상점과 영화관 등에 널리 확산되고 있는 주문이나 결제를 위한 무인기기 설치 현장에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라는 안내문을 붙이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뒷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무인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문화를 만들고 우리 주변의 디지털 소외 계층을 배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행 중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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