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고려아연 두고 경영권 싸움 격화
고려아연 "경영상황 등 고려해 책정" 반박

영풍그룹이 주력 계열사 고려아연의 배당책과 일부 정관 변경안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3월 주주총회에서 그룹을 공동창업한 장씨와 최씨 일가의 표대결이 불가피해졌다.


두 가문 전면전 뇌관이었던 장형진 영풍 고문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을 고려아연이 별도 이의 없이 상정하기로 했지만 영풍이 다른 주총 안건에 반기를 든 것이다. 75년째 동업을 이어온 두 가문이 최대 계열사인 고려아연을 두고 경영권 싸움을 격화하는 모습이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캐시카우다.

고려아연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1주당 5000원의 결산배당 승인과 신주인수권 및 일반공모증자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고려아연 지분 25.28%(작년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 ㈜영풍은 이 두 안건에 대해 21일 입장문을 내고 "주주권익의 심각한 침해와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제공=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제공=고려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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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은 고려아연의 자금 여력이 충분한 데도 결산 배당을 지난해 6월 실시한 중간 배당(주당 1만원)보다 줄인 점을 지적했다. 영풍은 "결산 배당과 중간 배당을 합하면 2023년 주당 현금배당금은 전년보다 5000원 감소한 1만5000원"이라며 "주주들이 회사 미래에 불안감을 갖게 돼 주가가 더 하락할 위험이 있고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도 반하므로 반대 의사를 밝힌다"고 했다.

또 정관 제17조(신주인수권)와 제17조의 2(일반공모증자 등) 조항 변경에 대해서도 지분 가치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영풍은 "신주인수권 제한을 풀어 기존주주를 포함한 제3자에게 신주인수권을 임의로 부여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는 것은 전체 주주이익에 반한다"며 "경우에 따라선 특정 일부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영풍은 기존 정관에 대해 "고려아연 창업 이래 주요 주주 간 전적인 동의를 받고 지속해온 주주중심 경영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했다.


고려아연 측은 배당에 대해선 "회사 경영상황, 글로벌 경기전망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책정한 사안"이라고 했고 정관 변경 안건과 관련해서는 "상장사 97%가 도입한 상법상 표준정관을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 [사진제공=영풍]

장형진 영풍 고문 [사진제공=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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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 공동 설립했다. 장씨 일가가 지배회사인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를,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맡는 분리 경영을 해왔다.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인 최윤범 회장이 2022년 승진과 함께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계열 분리 가능성이 나왔고 같은 시기 장씨 집안과의 지분 경쟁이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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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지분은 1.75%이지만 우호 지분을 합하면 33%를 넘는다. 영풍그룹 측의 지분은 작년 말 기준 32.27%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최 회장을 사내이사로, 장 고문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을 상정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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